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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 없으면 빨리…”/한보철강 새 주인 찾기 새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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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 없으면 빨리…”/한보철강 새 주인 찾기 새 국면

입력
1997.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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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현대 힘 실어주기제일은행 등 한보그룹 채권은행단이 한보철강 조기매각방침을 정하고 파격적 정책지원을 공개적으로 검토하고 나섬에 따라 진통을 겪고 있는 「한보철강 새 주인 찾기」작업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한보철강 제3자인수협상이 정부와 현대그룹간 「힘겨루기」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채권단은 사실상 현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한보철강의 「현대행」확률도 한층 높아졌다.

부도와 정태수씨 부자구속으로 한때 고철더미의 위기에까지 몰렸던 한보철강은 2월4일 법원의 재산보전관리 결정이후 1백여일동안 조업정상화와 공사재개 등 제3자인수를 위한 「현장정리」수순을 착실히 밟아왔다. 당진제철소(A지구)는 3월 중순 조업재개 이후 열연강판 3만3천톤을 일본 및 동남아로 수출하는 등 부도직후 33만톤에 달했던 재고가 4월말엔 12만5천톤으로 줄어들었으며 이달엔 철근 8만8천톤, 열연강판 12만7천톤 등 95년 3월 준공이래 최대의 생산실적이 기대될 만큼 정상궤도에 진입한 상태다.

2백10만톤규모의 B지구 열연설비 및 2백만톤규모의 냉연설비공장도 채권은행단이 총 9천7백여억원 규모의 설비·운영자금을 6월부터 분담지원키로 결정함에 따라 내달부터 공사재개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새주인을 맞기 위한 현장분위기 일신에도 불구, 정작 새주인의 물색은 현대와 정부간 팽팽한 줄다리기로 여의치 않은게 사실이다. 현대측은 『당진제철소같은 코렉스방식엔 관심이 없다』며 고로방식의 일관제철사업추진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정부는 내심 현대가 한보를 떠안아주기를 바라면서 「고로제철소 불가」입장을 흘리고 있는 상태다.

정부와 현대간에 절충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자 채권은행단은 당초 5월로 예정됐던 한보철강 공매시기를 7월 중순으로 연기했었다. 13일 열렸던 운영위원회에서 채권단은 자산실사결과 부채가 자산을 초과할 경우 ▲금융조건을 완화(이자율인하)하고 ▲필요시 신규자금(시드머니)을 지원하겠다는 파격적 인수조건을 내걸었다. 또 끝까지 현대인수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 컨소시엄 응찰을 허용하고 컨소시엄엔 기존철강생산업체 외에 「철강수요업체」, 즉 제조업체면 누구나 참여를 인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아무리 조건을 완화한다해도 엄청난 자금이 소요되고 사업성공마저 담보되지 않은 거대기업을 선뜻 끌어안을 업체는 없을 것이란게 업계의 분석이다. 제일은행 관계자도 『어차피 인수할 곳은 현대밖에 없으며 한보철강의 장래를 봐서라도 그렇게 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번 채권단이 특혜소지에도 불구, 공매시기를 7월8일로 앞당기고 막대한 인수혜택을 논의한 것도 『결국 한보를 가져갈 곳은 현대밖에 없고 그럴 바엔 하루빨리 가져갈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만들어 줘야한다』는 상황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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