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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시장에 97년형 밀물/새차 잇단 출시에 매물 크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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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시장에 97년형 밀물/새차 잇단 출시에 매물 크게 늘어

입력
1997.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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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닉계절 오기전 지금이 구입적기『이제 운전면허를 땄는데 새차를 몰아야 할까, 아니면 중고차를 이용할까』 요즘같은 상황이면 굳이 새차 판매대리점에 갈 필요가 없다. 중고차시장에서 얼마든지 새차와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는 중고차들을 구매할 수 있다. 출고된 지 두어달밖에 안된 승용차들이 중고차시장에 등장하고 있으며 심지어 임시번호판을 채 뜯지도 않은 신차같은 중고차가 매물로 나와있다.

중고차 업체들의 모임인 서울자동차매매조합에 따르면 4월중 서울시내 7개 중고차시장에서는 모두 1만385대의 중고차가 매매돼 지난해 4월보다 2,000대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새차나 다름없는 97년형 승용차도 286대가 거래돼 지난해 같은기간의 2배를 넘었다. 예년같으면 다소 줄어드는 5월들어서도 시장에 나오는 중고차는 여전해 하루 300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합 관계자는 『할부구입자들이 부담을 견디지 못해 내놓은 차, 판매경쟁때문에 나온 차, 대금결제용으로 받은 차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며 『조합에서 집계하는 중고차는 전체 거래량의 30%에 불과해 실제 거래량은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고차는 생산연식에 따라 적지않은 차이가 있는데 97년형의 경우 신차가격보다 150만원에서 200만원가량 싸다. 여기에 중고차에 부과되는 등록세 등 각종 세금이 신차보다 저렴한 것을 감안하면 97년식 중고차를 사는 소비자는 신차를 사는 것보다 200만∼250만원가량 싸게 차를 구입할 수 있다. 현재 장안평시장에서 가장 잘팔리는 97년형 쏘나타 1.8DOHC의 소비자가격은 950만원, 크레도스 1.8은 870만원, 뉴프린스 1.8DOHC는 800만원가량이다.

자동차업체들의 잇단 신차발표로 중고차가격은 더욱 낮아지는 추세다. 신차업체들이 재고정리를 위해 할인판매 등을 하고 있어 중고차 가격이 더욱 낮아지고 품질에는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한 중고차매매상은 『요즘 중고차는 제품에 하자가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구매할 차량의 등록원부를 통해 주차위반 딱지를 뗐는가 등 기초적인 몇가지만 확인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97년형 중고차가 나오자 96년식 이하 승용차의 가격하락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전에 나온 중고승용차가격은 종전보다 최소 30만원에서 최고 200만원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조합 관계자는 『7, 8월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때에 사는 것보다 매물이 크게 늘어난 반면 값이 내려있는 지금이 중고차시장을 통해 차를 구입할 적기』라고 말했다.

중고차시장이 활기를 띠자 자동차업체들의 중고차시장에 대한 관심도 새로운 각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중고차시장에서 자사제품의 가격이 떨어지면 신차판매도 부진하다는 판단아래 자사중고차의 가격을 끌어올리거나 일정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중고차시장에서 베스트셀링카를 휩쓸어온 현대자동차는 물량조절을 통해 가격을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고 중고차를 수출하기도 했던 대우는 중고차 매매업체중 우량업체를 영업소와 연결시켜 금융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선진국의 경우 중고차시장에서 좋은 가격에 팔리는 차가 신차도 잘팔린다』며 자동차업체들이 중고차시장을 더이상 딴동네 일로 치부할 수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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