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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파 M&A방어 ‘과다 출혈’/대농 ‘부도협약’ 극약처방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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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파 M&A방어 ‘과다 출혈’/대농 ‘부도협약’ 극약처방 배경

입력
1997.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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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방그룹과 분쟁서 1,288억원 쏟아부어/종금 자금회수 겹쳐… “수혜자이자 피해자”재계서열 34위의 중견 대농그룹이 「부도방지협약」이란 극약처방을 받아야 할 만큼 경영이 위태로워지게 된 직접적 이유는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너무 많은 「피」(자금)를 흘렸기 때문이다. 대농그룹이 신동방그룹과의 M&A 분쟁에 쏟아부은 경영권방어자금은 총 1,288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M&A분쟁은 1월 신동방그룹이 미도파의 공개매수를 선언, 관계사인 고려산업 성원그룹 등과 함께 주식을 집중 매집하면서 시작됐다. 대농은 모회사격인 미도파를 지키기 위해 계열사인 대농중공업과 메트로프로덕트를 통해 503억원을 썼고, 적대적 M&A세력에서 탈퇴한 성원그룹과 대한종금으로부터 미도파주식을 되찾는데 785억을 사용했다. 적대적 M&A에 대한 재계의 공조분위기와 현대 삼성 LG 등 「백기사」역할을 자청한 재벌그룹덕에 대농그룹은 피인수의 위기를 넘겼지만 워낙 많은 자금을 차입, 경영권 방어에 쏟아부은 탓에 급속도로 부실해질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부실의 근원은 대농그룹의 주력업종 자체가 한결같이 극심한 경기침체와 빠른 구조조정을 겪는 산업들이라는데 있다. (주)대농은 92년이후 면방업의 매기부진으로 재고가 폭증, 지난해말 현재 2,932억원의 당기순손실과 1,987억원의 자본잠식이 발생한 상태다.

또 다른 주력기업인 미도파는 유통시장개방이후 등장한 신종유통업태(할인점 전문매장)에 시장을 잠식당한데다 타회사 출자확대 및 상계점개점 명동점보수 등 무리한 차입투자로 자금난이 겪었다. 그룹 총매출액의 81%를 차지하는 두 주력회사의 경영악화는 곧 그룹 전체의 부실을 가져왔다. 대농그룹은 지난해말 현재 자본잠식규모가 537억원, 당기순손실은 3,022억원에 달했다.

대농그룹은 부도방지협약에 의해 당장의 도산위기는 넘겼지만, 역설적으로 부도방지협약은 자금난악화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진로그룹에 대한 부도방지협약 적용이후 제 2금융권엔 「부실기업은 협약이 걸리기 전에 자금을 회수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만연했고 대농그룹 어음도 이때부터 집중적으로 교환에 돌기 시작했다. 특히 (주)대농이 장기보유 불량재고자산처분으로 지난해 2,932억원의 손실을 입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2금융권의 여신회수는 더욱 빨라지기 시작했다.

대농의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 관계자는 『일단 협약이 적용되면 채권행사가 동결되기 때문에 부실기업여신을 조기회수하려는 종금 파이낸스회사들이 어음을 마구 돌리고 있다』며 『대농도 바로 그런 경우』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농은 이달초 제 2금융권의 무차별적 어음교환으로 사실상 1차부도상황까지 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점에서 대농그룹은 부도방지협약의 수혜자인 동시에 피해자인 셈이다.<이성철 기자>

◎대농 “6개 계열사·부동산 매각”

대농그룹은 자구책 차원에서 올해안에 6개 계열사와 보유부동산을 매각키로 했다. 대농그룹 박성철 기획조정실 상무는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4개 주력회사가 부도방지협약 대상기업으로 선정된 것과 관련, 자구노력을 위해 대농유화 대농창업투자 미도파푸드시스템 등 6개 계열사를 연내에 매각할 계획임을 밝혔다.

박상무는 『현재 계약이 이뤄진 회사도 있는 등 매각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어 연내 경영 정상화에 별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며 『연말까지 1,000억원의 자금만 조달하면 자금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만큼 금융권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상무는 또 『최근 그룹 소유의 신갈연수원을 매각해 11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면서 미도파푸드시스템이 조기에 팔린다면 1,000억원 정도를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은행,대농 관련 일문일답/“정상화냐 정리대상이냐 2∼3개월후에 최종결정”

대농그룹의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 이동만 상무는 18일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대농그룹의 경영정상화 지원대상 선정이유와 경위를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상화 지원대상 선정 과정은.

『17일 대농그룹 실무진을 통해 선정요청이 들어와 19일 상오 은행이사회에서 결정이 내려졌다』

―대농측이 자구계획은 제출했나. 경영포기각서를 받게 되는가.

『자구계획은 대표자회의전까지 제출받을 것이다. 경영권 포기각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지원은 불가능하다』

―(주)대농은 자기자본까지 잠식된 상태인데 회생가능성이 있나.

『부도방지협약은 기업의 상태에 따라 정상화를 위한 것이 될 수도 있고 부실채권 정리절차가 될 수도 있다. 정상화대상이 될 것인지 정리대상이 될 것인지는 신용평가기관의 평가를 거쳐 2∼3개월뒤 최종결정될 것이다』<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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