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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김기식 정책실장·문혜진 간사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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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김기식 정책실장·문혜진 간사 부부

입력
1997.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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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지킴이’ 든든한 동행참여민주사회시민연대 김기식(31) 정책실장과 문혜진(27·여) 간사 부부는 참여연대의 산파이자 2년8개월 역사의 증인이다.

서울대 인류학과 재학중이던 87년 인천으로 노동운동을 떠났던 김실장이 만 6년에 가까운 지하 현장경험을 중단하고 공개의 장으로 나타난 것은 지난 93년 중순께. 합법적 공간에서의 운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그는 주변사람들을 설득, 참여연대의 전신인 「참여민주주의를 위한 사회」를 결성했다. 당시 연세대 생물학과 대학원 3학기째를 다니던 문간사 역시 창립 멤버. 소탈하고 편안한 인상을 주는 김실장과의 만남은 지난 3월 부부로까지 이어졌다.

박원순(43·변호사) 사무처장과 함께 참여연대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김실장의 하루는 25시간으로도 부족하다. 출근시간이 9시반으로 정해져 있지만 일주일에 두세번은 이른 아침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7시전에 집을 나선다. 각계인사를 만나는 일이 끝나 사무실로 와 크고 작은 업무를 처리하고 나면 하오의 모임과 집회가 기다리고 있다. 밤에는 참여연대 상근자들과의 회의를 주재한다. 이러다 보니 12시 이전에 퇴근해 본적이 거의 없다. 맑은사회만들기, 해외진출기업문제, 작은권리찾기 운동 등 참여연대가 진행하는 6∼7개 사업과 사법감시센터, 의정감시센터 등 4개 활동센터의 전업무를 김실장은 총괄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간사가 맡은 일도 간단치는 않다. 사법감시센터의 간사로 사법제자리놓기시민모임, 자료집 발간, 법조인정보자료실운영 등을 책임지고 있다. 건장한 남자들도 하기 힘든 일이라는 것이 주변의 얘기다.

격무의 대가로 부부가 받는 월급은 김실장이 83만원, 문간사가 63만원. 합쳐 150만원이 조금 모자라는 돈으로는 한달생활이 빠듯하다. 목동아파트 단지의 처가에 더부살이를 하게돼 그나마 다행이다.

시민운동단체의 현주소에 대해 김실장은 안타까움이 깊다. 사무처장의 월급이 100만원 남짓한 실정에서 시민운동에 참가하려는 간사들이 없다는 것. 그나마 열정과 의식으로 버티던 간사들도 하나둘씩 학업을 위해 자리를 뜨는 판이다. 참여연대도 29명의 간사 중 이달에만 4명이 그만둔다.

김실장은 「총체적인 전망의 부재」라고 판단한다. 낮은 보수와 전문성이 결여된 과중한 업무를 견뎌낼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10년 후를 생각하면 자신도 아찔 할때가 있다고 솔직히 털어 놓았다.

그러나 아직 김실장은 흔들릴 수 없다. 젊음의 용기로 일궈낸 참여연대를 제 궤도에 올리기 전까지는 떠날 수 없기 때문이다. 남편의 의지에 문간사도 동참했다. 홀로 계시는 어머니에게 안겨줄 손주를 2년후 쯤으로 미루기로 했다. 시작부터 해온 사법감시 외에 더 폭넓은 경험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아직은 더 크다.<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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