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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씨의 네번째 도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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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씨의 네번째 도전(사설)

입력
1997.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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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김대중 국민회의총재는 여야정당중 처음으로 전당대회에서 각각 압도적 표수로 대통령후보로 지명되는 한편 총재에 재선됐다. 처음부터 국민이나 당원들의 관심은 승리를 예상하면서 지지 득표율 쪽에 집중됐던 것이다. 권좌에 오르는 것을 평생의 목표로 삼아왔던 김총재로서는 네번째로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데 성공했지만 대권에 도달하는 길은 너무나 어려우며 넘어야 할 산들이 첩첩으로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그처럼 네번째나 대권에 도전할 기회를 획득한 것은 우리 헌정사상 처음이요 세계적으로도 그 예가 극히 드물다. 프랑스 정계의 오뚝이라는 고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도 65년과 74년 선거에 실패한 후 81년 6월 3차도전에서 승리했다.

사실 헌정 52년 사상 김총재처럼 장점과 단점, 찬양과 비난이 극과 극으로 평가되는 지도자도 드물다. 그가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또 최대의 업적으로 지목되는 것은 여러 차례 투옥과 장기간 연금에도 불구하고 유신과 5공시절 반독재민주화 투쟁을 벌였고 역경을 투혼으로 극복했으며 다른 두 김씨와 함께 이른바 3김체제를 이루며 지난 20여년간 이 땅의 정치를 이끌어온 점 등이다.

반면 권력편집증이니, 대통령병 환자이니 하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권력에 대한 끈질긴 집념, 사당적인 당 운영방식, 그리고 때때로 독선적인 형태 등은 비난과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그의 최대의 약점은 92년 대선패배후, 선거결과에 승복하고 김영삼 당선자의 성공을 빌며 정계은퇴를 공표했다가 2년반만에 슬그머니 정계에 복귀한 것이라 하겠다.

어떻든 그가 후보지명과 함께 총재에 재선된 것은 그가 제1야당의 우뚝한 지도자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김총재는 대회에서 역사상 지금같은 정권교체의 호기는 없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지만 그가 당선에 다가가기 위해 앞으로 타개해야 할 과제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당이 막강한 1인체제 사당체제가 아니라 비주류지지표들이 보여주듯 반대세력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비롯, 김종필 총재와의 후보단일화협상에 대한 당내반대론과 내각제 개선을 집권수단으로 이용한다는 비판론이 적지 않으며 실제 단일화협상도 예측불허다. 이밖에 몇차례나 출마한데 따른 세대교체 3김청산론, 그리고 지역주의 극복 등도 어려운 난관들이다.

김총재는 후보지명 수락연설에서 집권하면 21세기를 맞아 세계경제 5강국 진입, 강병안보, 주도적 대북정책, 탈지역주의를 통해 국가중흥의 새 광개토대왕시대를 열 것을 다짐했다. 아울러 전국민 참여의 정치, 집권당의 자율화, 총리중심의 국정운영, 명실상부한 3권분립실시 등을 제시했다.

상당부분 김영삼정부의 실정에 따른 반성의 교훈에서 제기된 점이 눈에 띈다. 이 과제들은 장차 공약으로 구체화되겠지만 더 시급한 것은 국민들에게 약속이행 등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 주는 일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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