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80%이상·비호남도 목표 상회/비주류 ‘제3후보·국민경선’ 안먹혀국민회의 경선결과는 김대중 총재가 당내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역할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비주류측은 제3후보론과 국민경선을 내세우며 기적을 바랬지만 역부족이었다.
김총재의 압승원인은 비주류측의 주장과 달리 표의 흐름이 지역별로 큰 편차를 드러내지 않았다는 데서 우선 출발한다. 비주류측이 노림수로 기대한 호남표와 비호남표의 대결구도가 승패를 좌우할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김총재의 주류측은 평균 75%이상의 압승을 자신한 반면 비주류측은 비호남권에서의 강세를 주장하며 선전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지역에 따른 표의 분산현상이 그렇게 크게 나타나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김총재는 호남권에서 80%를 상회하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데 이어 비호남권에서도 목표를 웃돌았다. 김총재는 대의원숫자가 많은 서울(882명) 경기(536명) 광주·전남·전북(1083명)에서 압승을 거두었고, 기타 지역에서도 비주류측을 여유있게 따돌렸다. 비주류측은 총재후보로 나선 김상현 지도위의장과 대통령후보로 나선 정대철 후보간에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예상을 훨씬 밑도는 완패를 감내해야만 했다.
비호남권을 집중 공략했던 비주류측은 대전·충남과 영남권에서 과반수가 넘는 득표를 기대했으나 대부분의 지역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득표율이 10%대에 머문 곳도 상당수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주류측은 김의장과 정후보간 후보와 총재의 역할분담이 득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대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주류측과 비주류측 선거전략도 표의 향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주류측은 정권교체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후보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후보가 총재를 겸해야 한다면서 비주류측의 총재와 후보분리론을 반박했다. 비주류측은 막판까지 후보와 총재의 분리론을 주장했으나 부동표를 흡수하는데 실패 했다. 이와함께 후보연설도중 김의장이 수위조절을 하지 못하고 거친 표현을 쓴 것도 부동표의 향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비주류측이 경선 2∼3일을 앞두고 히든카드로 내놓은 「DJ가 안되는 6가지 이유」가 주류측 득표율을 떨어뜨리기는 커녕 오히려 비주류측 표를 잠식하는 결과를 가져 왔다는 지적도 있다. 비주류측은 막판에 가서 김총재를 직접 겨냥한 초강수를 던졌지만 결국은 자충수가 되고 말았다.
지난 1개월 동안의 선거운동기간에 비주류측이 대의원들의 시선을 모을만한 「이벤트」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점도 김총재의 승리를 굳혀준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장현규 기자>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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