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섭씨 판사심문에 고분고분/재산반환 질문엔 입술만 깨물어김현철씨와 김기섭 전 안기부운영차장을 구속한 검찰은 19일에도 현철씨의 비자금 출처와 사용처를 규명키 위한 수사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날 하오 3시 구속영장이 집행된 김 전안기부차장은 『1억5천만원 받은 사실을 인정하느냐』 『돈받은 사실이 밝혀지면 전재산을 내놓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냐』 등 기자들의 질문에 입술을 깨문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20여초 동안 사진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한 김 전차장은 서울구치소까지 전날 현철씨가 타고갔던 「서울2즈7790」 쥐색 르망승용차로 이송돼 『호가 가니 호도 간다』는 말을 실감나게 했다.
○…이에 앞서 서울지법 신형근 영장전담판사는 상오 10시께부터 김 전차장의 영장에 대해 실질심사를 한뒤 1시간만인 상오 11시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전차장은 혐의사실을 확인하는 신판사의 심문에 고분고분한 자세를 보이며 대부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차장이 『청문회때는 왜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느냐』는 신판사의 질문에 『검찰에서 이성호씨와 대질하고 수표추적결과를 제시해 시인할 수 밖에 없었다』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현철씨 구속이후 대선자금 수사로 관심이 옮아가는데 대해 부담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심재륜 대검중수부장은 대선자금 잔여금 수사여부에 대해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만 알아달라』고 짧게 답한뒤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한 검찰간부는 『형사소추가 불가능한 현직 대통령을 상대로 수사가 가능하냐』며 『정치적으로 해결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두고 보면 안다. 아직 대답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해 이미 현철씨 수사과정에서 대선자금의 꼬리를 잡았음을 내비쳤다.
○…현철씨의 「떡값」에 조세포탈 혐의를 적용한 것처럼 정태수리스트에 오른 정치인들의 떡값도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검찰은 『경우가 다르다』며 일축했다.<김상철·현상엽 기자>김상철·현상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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