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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점 전성시대/내게 맞는 사업은?

입력
1997.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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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에서 장의업까지 외국 프랜차이즈 200여개/이에맞선 국내업체 벤치마킹 치열/실패없는 체인점 창업 노하우는…「한 집 건너 프랜차이즈점」 패밀리레스토랑 대형할인점 패스트푸드점 등 90년대들어 급격히 늘고 있는 외국 체인점들은 이제 없는 것이 없을 정도가 됐다. 미용업 부동산중개업 학원 청소용역 등을 하는 외국전문회사가 국내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것은 물론이고 장례 전문 프랜차이즈 회사까지 한국진출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말 현재 국내에 들어온 외국 프랜차이즈 회사는 미국과 일본업체만 따져도 200개에 가깝다. 미국 프랜차이즈 10대 기업 가운데 서브웨이 세븐일레븐 버거킹 맥도날드 배스킨라빈스 등 8개가 이미 상륙했다.

이같은 외국 브랜드의 물밀듯한 공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외국 체인점들의 오랜 사업경험, 숙련된 기술, 세련된 영업방식을 벤치마킹해 프랜차이즈로 사업형태를 바꾸거나 영업을 강화하는 국내 업체들이 늘고 있다.

그러다보니 예비창업자들은 과연 무엇을 선택해야 할 지 시작전부터 헤맬 경우가 많다.

◇눈에 띄는 외국 체인점

93년 이화여대앞에 1호점을 개설하면서 국내에 진출한 프랑스의 헤어살롱 자크 데상쥬. 54년 탄생해 5년뒤 세계로 망을 뻗기 시작한 이 미용실은 현재 세계 40여개국에 700여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다. 미용학교 「자크 데상쥬 에콜」을 통한 기술교육, 봄 가을 자체 스타일연구 발표 등의 전문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올해초부터 청소용역업을 시작한 「쟈니킹」은 미국의 빌딩청소 전문업체로 미국에서만 5,000여개의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영국 호주 캐나다 싱가포르 등 세계 11개국에 진출해 있다.

미국의 대규모 부동산중개 체인 「센추리21」도 국내기업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올해초 사업에 들어갔다. 부동산관련 기법 컨설팅, 인터넷을 이용한 전세계 부동산거래 정보제공, 브랜드를 앞세운 광고 등을 영업방침으로 삼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진출한 미국의 대형 부동산중개업체 ERA도 현재 전국에 72개의 가맹점을 확보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변신중인 국내 업체

박준미장 박승철헤어스튜디오 이가자미용실. 체인형태로 매장을 늘려가는 국내의 대표적인 미용실 브랜드들이다. 2∼3년전부터 가맹점 사업을 시작한 이 미용실들은 국내에 진출한 세계적인 외국 미용실의 영업확장에 큰 영향을 받았다.

95년부터 체인사업을 시작한 박준미장의 유규억 실장은 『대부분의 국내 체인 미용실들이 미용기술 교육을 중요하게 여기며 철저한 고객관리 등에 신경쓰게 된 것은 거대 외국브랜드의 국내시장 진출 탓』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업계도 비슷하다. 부동산중개 전문점인 「부동산랜드」는 94년에 체인사업을 시작, 수도권을 중심으로 370개의 가맹점이 있다. 부동산랜드 관계자는 『국내법이 아직 서구와는 달라 팔리지 않는 부동산을 중개회사가 구입했다가 적당한 시기에 다른 사람에게 파는 등, 미국에서는 통하는 노하우를 펼치기 어렵다』며 『전산망을 통한 매물정보 공유, 판매기법 교육 등 가맹점 관리에서는 뒤질 것이 없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주의!

하지만 아무래도 체인점 운영에 관심있는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것은 외국에서 들어온 프랜차이즈들이다. 최근 몇년 사이 외국 유명상표의 아이스크림이 봇물 터진듯 몰려와 아이스크림 전문점만 30여개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오랜 노하우를 전수받고 시행착오를 줄인다는 점에서 외국 브랜드 가맹점은 분명 매력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외국브랜드의 경우 계약기간이 한정되어 있고 수익성이 좋으면 재계약 하면서 높은 로열티를 요구하는 때가 많다고 지적한다. 또 한국시장 영업을 자국에서의 초기사업단계로 간주하고 이에 맞는 지원을 해야 하나 브랜드 명성만을 내세워 광고를 하지 않거나, 국내사정에 맞는 서비스개발 등에 소홀해 가맹점주들을 곤란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 때문인지 명성은 있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문을 닫는 외국업체도 적지 않다. 버거킹 파파이스 피자인 판다로사 플래닛할리우드 데니스 등은 첫 사업에서 실패하고 재인수된 회사들이다.

◇만약…

어느 정도 자금력이 뒷받침된다면 신토불이 체인점을 모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체인정보 박원휴 주간은 가장 한국적인 것을 세계화하는 방안을 찾을 것을 적극 권하고 있다. 진로 인더스트리즈가 5월초 스낵류와 간단한 한식을 패스트푸드로 만들어 넓고 깨끗한 매장에서 셀프서비스로 제공하는 체인점 「진가」를 선보였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고추장 참기름 설탕을 섞은 소스를 이용, 우리 입맛의 불고기와 중국음식을 만들어 성공한 「비지비」가 지난달 경기 용인에버랜드에 국내 1호점을 차린 것도 좋은 예다.

◎간판전문청소 체인 ‘날으는 곰’ 유용웅 사장/3D업종 개발여지 무궁/소자본으로 성공하려면 틈새시장 공략해야

『신나게 달려가 깔끔하게 처리해 드립니다』

외국 청소용역업체가 몰려오고 청소와 경비를 전문으로 관리하는 국내 대형업체가 버티고 선 사이를 비집고 소규모 청소회사 하나가 과감하게 프랜차이즈업을 시작한다.

「날으는 곰」. 지난해 10월 문을 연 간판전문청소회사 「지캠프(G―CAMP)」의 브랜드 이름이다. 광고업을 하던 지캠프의 유용웅(30) 사장이 서비스 프랜차이즈업으로 사업방향을 돌리기로 마음먹은 것은 지난해 6월.

청소용역업을 택하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남들이 피하는 3D업종이 개발의 여지가 있어 보였고 일단 적은 자본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점, 요즘은 상점들이 청결한 것을 강조한다는 데 착안했다. 앞으로는 브랜드 없이 성공할 수 없다는 생각도 더해져 자신의 별명인 「곰」에다 사업이 잘 되라는 뜻을 덧붙여 재미난 이름을 만들었다.

『오랜 노하우를 가진 외국 서비스업체가 몰려오면서 국내 서비스업계가 주춤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어깨」들의 싸움 가운데서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틈새를 찾을 수 있습니다』

유사장은 청소 가운데서도 간판닦는 업을 전문으로 택했다. 처음에는 직원 4명과 함께 시행착오를 거듭했지만 이제 간판청소용 세제도 개발했고, 「낙지대학 떡볶이과」 등 3개 체인본사의 간판청소를 전담하는 등 고객도 늘었다.

지난달 프랜차이즈 설명회를 연 뒤 전국에 8군데 가맹점을 열기로 계약, 다음달 처음으로 서울 성남 대구 원주 등에서 4개 가맹점이 동시에 문을 연다.

유사장은 『틈새시장을 노려 알찬 서비스에 브랜드이미지 관리만 잘 하면 서비스 외식 등 어떤 사업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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