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 재산 몰수·떡값 처벌 “고단수 작전”/뚝심팀장 중심 앞만보며 “소신의 행군”대검 중수부가 17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의 아들을 단죄함으로써 수사의 한 획을 그었다. 드림팀으로 불리는 이번 수사팀은 심재륜 중수부장, 김상희 수사기획관, 주임검사인 이훈규 중수 3과장과 전국 지검에서 발탁된 10여명의 수사검사들이다.
심중수부장을 사령탑으로 3월24일 진용을 갖춘 이래 두달 가까이 「앞만 보는 수사」를 해온 결과 최고 권력자 아들의 비리를 낱낱이 파헤침으로써 국민들의 기대에 어느 정도 부응하는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사의 고비고비마다 정면돌파로 「소산」의 높은 벽을 넘어온 심중수부장은 이날 현철씨를 구속한 직후 『수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현철씨 비자금의 출처와 사용처 등 규명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어 새로운 종착역을 향해 다시 출발해야 할 단계에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특별수사의 귀재」로 통해온 심중수부장은 이번 수사로 「드림팀의 감독」 「시추공 전문가」라는 또 다른 별명을 얻었다. 수사를 재촉하는 여론에는 『이제 막 시추공을 박아 두었는데 좀 더 기다려 보자』고 달랬고, 수사가 잘 진행되지 않을 때는 『시추공을 여러 군데 박아두었는데 김만 모락모락 나고 정작 물은 나오지 않는다』는 말로 답답한 심정을 피력했다.
정보근 회장을 전격 구속, 『기업은 망해도 기업주는 산다』는 악폐에 대한 근절의지를 보여준 것이나 대권후보까지 포함된 「정태수리스트」 정치인 33명을 조사한 것 등은 원칙만이 검찰의 갈 길이라는 그의 소신과 돌파력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이 과장은 끈기와 뚝심으로 현철씨와 관계된 비리를 샅샅이 뒤져 알선수재와 조세포탈 혐의를 입증해냈다. 특히 현철씨가 기업주로부터 대가성없이 받은 활동비를 증여로 보고 조세포탈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이론은 바로 그의 머리에서 나온 비장의 카드였다.
드림팀의 행로가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청와대의 수사축소지시 내용이 담긴 메모지 유출사건은 자칫 수사의 투명성에 의심을 불러올 수 있는 최대의 악재였다. 또 거물 정치인 소환에 따른 정치계의 반발도 많았다. 특히 대선자금의 수사문제는 수사팀이 현재까지도 해결하지 못한 과제로 남아있다.<김승일 기자>김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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