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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 전쟁고아 본국 송환 거센 논쟁(지구촌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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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 전쟁고아 본국 송환 거센 논쟁(지구촌 파노라마)

입력
1997.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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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조국이냐 편안한 타국이냐/보스니아정부 “돌려달라” 주장에/독·스위스 등 “아이들 장래가…”『우리 아이들을 돌려달라. 이들에게는 조국이 있다』

『그럴 수 없다. 전쟁의 상처가 너무 깊은 아이들이 말뿐인 조국으로 돌아가 암담한 생활을 하느니 행복을 느끼는 곳에서 살게 해야한다』

최근 보스니아 정부가 내전을 피해 독일 스위스등에서 생활하고 있는 자국 고아들의 송환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당사국사이에 어린이 장래에 대한 논쟁이 거세게 일고 있다. 보스니아 난민문제 책임자인 아젬 무잔은 『전화를 피해 외국으로 가 살고 있는 어린이들이 비록 안전하고 좋은 생활환경에서 살고있다. 해도 어떤 이유로든지 그들에게 조국을 빼앗을 권리가 없다』며 어린이들의 본국송환을 주장했다. 이에따라 지난달 말 독일에서 2∼5년 동안 생활했던 드라가나 세페로비치(7) 등 30여명의 보스니아 고아들이 조국으로 돌아갔다. 또 이탈리아 스위스 등에서 살고 있는 보스니아 고아들도 올해안으로 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다.

독일을 비롯한 보스니아 고아를 돌보는 국가들은 어린이들이 조국으로 돌아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조국에 대한 이들의 정신적 상처가 너무 깊고 생활환경이 너무 열악하다는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총소리, 폭탄소리, 죽어가는 사람들, 절망, 배가 고프다, 공포, 테러, 이것이 내 인생인가, 이제 11세된 초등학생의 인생이란 것이』 93년 내전 당시 11세의 즐라타 필리포비치가 일기에 쓴 전쟁의 단상들이다. 보스니아로 돌아 갔거나 조만간 귀국할 어린이들은 비록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누구나 즐라타같은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보스니아 고아들을 돌보고 있는 독일의 한 사회복지 요원은 『조국으로 돌아가는 어린이들은 한결같이 보스니아가 지금도 전쟁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공포감에 몸서리친다』고 말했다.

보스니아내 고아 수용시설과 학교 등은 대부분 파괴되고 재정난이 심화해 6,000여명에 이르는 고아들에게 제대로 급식조차 못하고 있다. 일상적인 학교교육은 기대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민족간 분쟁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어린이들이 생명의 위협까지 받고 있는 것도 고아들을 보스니아로 보내기를 꺼려하는 이유이다. 독일 사회복지사 에르민 테르코는 『보스니아 정부가 진정으로 어린이들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이들이 귀국여부를 자기 의사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지금있는 곳에서 생활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배국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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