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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네커의 부활?/옛 동독인들 과거향수 ‘오스탈지’파티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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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네커의 부활?/옛 동독인들 과거향수 ‘오스탈지’파티 열풍

입력
1997.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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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서기장 꼭 닮은 슈미트씨 최고인기구동독지역에서 최근 「오스탈지」파티 열풍에 힘입어 에리히 호네커 전 공산당(SED) 서기장을 쏙 빼어닮은 쿠르트 슈미트(76)씨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오스탈지 파티는 독일어로 동쪽을 의미하는 「오스트」와 향수를 뜻하는 「노스탈지」의 합성어. 높은 실업율, 구동독의 요직마저 서독인들에게 빼앗겼다는 박탈감 등 통일후유증에 시달리는 구동독인들이 과거를 회상하며 즐기는 파티를 일컫는다.

최근 오스탈지 파티가 열린 베를린의 한 디스코텍은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려놓은 듯 구동독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재현했다. 입구에는 구동독 국경경비대 복장을 한 안내원들이 수시간동안 줄을 서 기다리는 입장객들에게 『새치기 하거나 떠드는 「반동분자」들은 「체포」하겠다』고 위협, 구동독의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입국수속」을 마친 참가자들은 도이치마르크를 골동품이 된 동독마르크로 「환전」해야 했다. 구동독 「자유독일청년연맹」의 파란 셔츠를 입거나 「우수 사회주의 청년」배지를 달고온 혁명투사들에게는 식음료 등의 각종 할인서비스가 주어지기도 했다. 파티는 슈미트가 검은 가죽코트의 구동독 비밀경찰 복장을 한 건장한 청년들의 경호를 받으면서 무대에 나타나 호네커처럼 『사회주의여 영원하라』고 외치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연금생활자인 슈미트는 통일후 서독에 살고 있는 누이를 방문했다가 서독사람들이 자신을 가르키면서 「호네커가 망명했다」고 수근거려 자신이 호네커와 닮았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호네커를 닮은 덕분에 여러 집에서 초청을 받아 푸짐한 대접을 받기도 했다. 그는 그러나 서독에서 환대만 받은 것은 아니었다. 한번은 진짜 호네커로 오인돼 경찰에 체포됐다가 호네커가 아니라는 사실을 사흘 밤낮으로 설득, 겨우 풀려나기도 했다.

슈미트가 호네커역할을 맡는데는 돈벌이 외에도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구동독에 잘못된 점이 많지만 모든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는 『우리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도 고유의 정체성이 있고 긍지를 느낄만한 것이 있다는 것』이라며 『통일후 실업급증 등으로 인해 구동독지역 주민들이 도피처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오스탈지 파티는 동독으로 돌아가자는 그 무엇이 아니라 하룻밤 옛 시절의 향수에 젖어보자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 참가자도 『이 파티가 정말 맘에 든다. 이것은 바로 우리의 삶의 일부였고 베시(서독인들을 일컫는 말)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면서도 『호네커는 싫다』고 분명히 말했다.<최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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