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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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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한보사태와 연이은 김현철씨의 국정 및 각종 이권개입 의혹 등으로 빚어진 국정표류현상이 벌써 4개월을 넘기고 있다. 「정치」는 있으나 「통치」는 없고 입만 열면 「김현철」이요, 눈만 뜨면 「대선자금」이다. 신문이나, TV에서는 헌정중단이 초래하게 될 위기는 아랑곳 않은채 대통령의 하야얘기가 스스럼없이 나온다. 심각한 지도력 위기사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정치권은 꼬일대로 꼬인 이 난국을 풀려는 일에 별로 관심이 없다. 오로지 어떻게 하면 후보경선 고비를 무사히 넘겨 대권에 다가갈 수 있을까에 쏠려 있다. 시쳇말로 마음은 이미 콩밭에 가 있는 셈이다. 여기엔 여야 모두 예외가 없다. ◆당권을 쥔 쪽이 기득권을 십분 활용하려 하자 이번엔 비당권파쪽에서 아우성이다. 이른바 불공정 경선시비가 그것이다. 사후 「후유증」이 예상되는 이 점도 어쩌면 여야가 똑같다. ◆한때 「경선주자가 대표가 돼서는 안된다」고 목청을 높이던 여당대표는 자신이 대표가 되자 입장을 바꿔 버렸다. 또 입만 열면 경선의 공정성을 요구하던 야당도 막상 후보 경선에서는 비주류측의 TV토론 제의 등을 묵살했다. 이율배반이다. ◆어떻게 하든 조그마한 기득권이라도 빼앗기지 않으려는 극단의 이기주의다. 한걸음씩 물러서서 생각해 봐야 한다. 여당은 더 이상의 국정표류를 막기 위해 책임있는 「경선주자협의기구」의 조속한 가동을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야당도 국민이 수권자세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페어 플레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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