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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대표 부인 한인옥씨(내 남편 이런 사람: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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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대표 부인 한인옥씨(내 남편 이런 사람:5)

입력
1997.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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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감각·청렴정치가 장점”/내가 불편할때 청소·설거지 도와줘/법관시절 고지식 살림 고달파 원망도/근엄한 표정이지만 속으론 여리고 정 많아/‘법대로’ 이미지 나쁘게만 보지마세요―「법조인 이회창」과 「정치인 이회창」의 아내중 어느쪽 역할이 이 더 어렵습니까.

『물론 정치인의 아내역이 어렵죠. 남편의 정계입문후에는 사람들의 시선이 가족들에게도 집중되고 사생활이 노출돼 솔직히 부담스러워요』

―「정치인 이회창」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사소한 사안이라도 최선을 다하는 스타일이예요. 또 어떤 분야든 핵심파악과 상황판단이 빠르고 집념이 강해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좀처럼 체념하지 않아요. 옳다고 믿는 일이면 소신과 신념을 갖고 말고나가는 용기도 대단해요. 아이들에게도 아버지의 이런 점을 본받으라고 강조하고 있어요. 정치에 대해 객관적이고 신선한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죠』

―이대표의 정계입문을 반대하지는 않았나요.

『원래 정치는 남편의 몫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법조계를 떠나 감사원장을 맡으면서 정치에 반쯤은 발을 들여놓은 것 아니겠어요? 또 문민정부의 개혁에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여당의 지지도가 떨어지고 정국이 표류하는데 방관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아마 남편도 끝내 정치를 외면했다면 더 괴로웠을 거예요』

―「퍼스트 레이디」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까.

『하도 상황이 불투명해서…. 대통령의 부인이 전면에 나서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대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커진 만큼 대통령의 직접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분야에 관심을 갖고 할일을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여성, 교육, 청소년문제에 대해서는 여론을 수렴하고 캠페인을 벌일 수도 있겠지요. 평소에 남편과 이런 대화를 많이 나눕니다』

―이대표의 매력을 말씀해 주십시요.

『남편은 오랜 판사생활때문에 근엄한 표정이 굳어져 있어요. 하지만 사실은 외강내유예요.(웃음) 속은 한없이 여리고 정이 많아요』

―이대표는 집안일을 도와줍니까.

『제가 몸이 불편할 때는 청소, 설거지, 빨래를 아이들과 함께 다해줍니다. 평소에도 자주 도와주는 편이예요』

―주로 어떤 일때문에 부부싸움을 합니까.

『제가 집안일을 의논해도 남편은 일에 몰두하느라 건성으로 흘려듣고는 나중에 「그때 무슨 얘기를 했지」라고 되묻는 경우가 있어 화를 낸 적이 많아요. 하지만 요즘엔 남편이 바빠서 말다툼 할 시간도 없어요』

―두분은 어떻게 만났습니까.

『61년 가을 중매로 만났는데 처음 만나던 날 남편은 약속장소를 못찾아 50분이나 늦었어요. 허겁지겁 뛰어들어오는 남편의 인상이 깨끗하고 선해 첫눈에 「이 사람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키가 조금만 더 컸으면…」하는 느낌도 있었고요』

―이대표의 단점을 꼽는다면.

『소지품 정리를 잘 하지 않아요. 법관시절 고지식한 처신으로 살림살이가 고달파 원망을 한 적도 있습니다』

―이대표의 건강은 어떻게 보살펴 줍니까.

『워낙 건강체질인데다 아침마다 집앞 주차장에서 조깅을 하는 등 본인이 건강관리에 열심이예요. 외식이 대부분인 남편에게 야채류와 비타민을 챙겨드리는 게 제 역할입니다』

―이대표가 후보가 돼야하는 이유가 있다면.

『낡은 정치관행으로부터 자유로운 만큼 새정치를 펼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남편의 트레이드마크인 「법대로」의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보지만 이는 결코 범법자를 찾아내 벌을 주겠다는 의미만은 아닙니다. 법의 궁극적 목적은 국민을 보호하는데 있고 법치의 확립이 모든 사회발전의 기본이 되는 만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해요』

―이대표가 지난해 1월 정치입문을 결심할 때 어떤 말을 했습니까.

『당시 남편이 잠못이루고 심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안쓰러웠어요. 남편은 법조계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는데다 법조계에 있을 때만큼 정치도 잘 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남편에게 너무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했어요. 너무 먼 앞날은 걱정하지 말고 당장 어려움에 처한 여당을 돕겠다는 생각만 하라고 말했지요. 이 말이 마음을 굳히는데 결정적 도움이 됐다고 나중에 남편이 말하더군요』

◎이렇게 내조한다/패션코디·비서·여론전달 3역에 봉사활동 등 ‘안방 주자’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 부인 한인옥씨는 스스로를 『남편의 의상 코디네이터이면서 비서이자 여론전달자』라고 소개한다. 그만큼 한씨의 「내조영역」은 넓다.

이대표가 입고나오는 양복과 넥타이는 전적으로 한씨가 골라준 것이다. 『미디어의 시대에 옷차림은 정치인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1차적 요소』라는 게 한씨의 지론이다. 이대표는 백발에다 피부가 유난히 흰 편이어서 이에 어울리는 옷의 색상을 고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고 한씨는 말한다. 그래서 그는 밤마다 정성을 다해 이대표가 다음날 입고나갈 양복과 와이셔츠, 넥타이를 선택해둔다.

한씨는 이대표가 출근을 하면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낸다. 중·고교, 대학동창과 이대표의 법조계 후배, 여성언론인, 심지어 아들의 친구들과도 만나 신한국당과 이대표에 대한 세간의 진솔한 여론을 듣고 이를 이대표에게 여과없이 전달한다. 한씨는 『남편이 듣기에 좋은 얘기는 가급적 빼고 질책성 여론이나 충고를 주로 들려준다』면서 『때문에 집에서는 내가 야당의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빼놓을 수 없는 한씨의 일정은 지난 3월 이대표의 대표취임 직후부터 시작한 자선단체 봉사활동. 『남편이 아무리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해도 미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 있게 마련이지요. 사회의 그늘진 구석이 바로 그런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는 탑골공원과 독립문공원의 노인들에 대한 무료배식에 참여했고, 성남시립 아동병원의 정신·지체장애아동들에게 밥을 먹여주고 목욕을 시켜주면서 그들의 고통을 진하게 느꼈다. 한씨가 향후 경선과 대선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장애인시설 확충과 사회적 관심제고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은 이런 경험때문이다.<유성식 기자>

□약력

◇출생:1938년 1월20일 경남 함안 출생(59세)

◇학력:부산남일초등학교, 부산여중, 경기여고, 서울대사대 가정교육과

◇경력:홀트아동복지회, 대한사회복지회, 한국복지재단 등 10개 자선단체 후원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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