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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와 미디어밸리/김광일 정보과학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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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와 미디어밸리/김광일 정보과학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7.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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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상오 서울 인터콘티넨탈호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한국인 벤처기업전문 컨설턴트 아이크 리(44) 사장의 조찬강연회가 열리고 있었다.이 자리에는 300여명의 벤처기업가 외에 이인제 경기지사 이상희 박성범 정호선 의원 등 국회 통신과학위원회소속 의원 6명도 참석했다. 이지사와 의원들은 전경련이 3조원의 예산을 들여 인천에 조성키로 한 소프트웨어단지 「미디어밸리」 설립의 타당성 등 궁금증을 풀기 위해 단체방청한 것이다.

실리콘밸리에서 리테크놀로지 컨설팅사를 운영하는 리사장의 대답은 명쾌했다. 그는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분지인데다 기후가 건조해 실리콘산업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특히 그곳에 스탠퍼드라는 명문대학이 있어 실리콘밸리가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휴렛팩커드, 페어차일드, 내셔널세미컨덕터, 인텔 등 실리콘밸리내 유수기업 창업자들이 모두 스탠퍼드출신이며 교수와 졸업생 벤처기업가들간의 유기적 협력관계가 실리콘밸리 성공의 열쇠였다고 설명했다.

함께 온 텔레비디오사의 윌리엄 황사장은 우리나라의 미디어밸리 설립계획이 얼마나 무모한 지를 조목조목 따졌다. 『건물만 짓는다고 첨단단지가 될 수 없다. 풍부한 벤처자금과 투자금융, 어떠한 규제나 장애물도 없는 산업분위기, 모든 기술과 인력정보를 공유하는 특유의 풍토가 조성돼야 미디어밸리가 가능하다』

그는 또 『인력과 정보, 최고수준의 기술이 모여들지 않는 한 단지조성은 무의미하다. 지금은 수출을 장려하던 70, 80년대처럼 인위적으로 공단을 조성할 때가 아니라 세계 최고기술이 숨쉬는 본고장에 직접 파고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헤드테이블에 앉아있던 의원들은 기대밖이라는 표정이었다. 강연회가 채 끝나기도 전에 텅비어 버린 그들의 자리를 보면서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는 말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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