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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판 ‘정태수리스트’/‘노무라 의혹’ 일 정·재계 핵폭풍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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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판 ‘정태수리스트’/‘노무라 의혹’ 일 정·재계 핵폭풍 예고

입력
1997.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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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라(야촌)증권이 정관계 실력자들에게 이득을 남겨주기 위해 부당하게 개설해온 속칭 「VIP계좌」의 명단이 일본언론에 의해 폭로되기 시작했다. 일본 최고의 증권사인 노무라증권의 불법 주식거래사건이 표면화되면서 그 실체가 밝혀진 「VIP계좌」는 정재계 유착관계를 나타내는 일본판 「한보사건」이기 때문에 일본 정재계를 일순 긴장속에 빠뜨리고 있다.「슈칸겐다이」(주간현대)가 폭로한 소위 「노무라리스트」에는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총리 등 전현직 총리, 미쓰즈카 히로시(삼총박) 대장성장관 등 현직 관료 이외에도 다양한 인사가 포함돼 있다.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 신진당총재, 오부치 케이조(소뢰혜삼) 전 자민당부총재, 오쿠다 게이와(오전경화) 전 운수장관, 야마시타 도쿠오(산하덕부) 전 후생성장관, 모리 요시로(삼희랑) 자민당총무회장, 기타무라 다다시(북촌범) 전 주영대사, 후쿠다 히로시(복전박) 최고재판소판사 등 쟁쟁한 실력자의 이름이 망라돼 있다.

올해말 주한대사로 부임할 것으로 알려진 오구라 가즈오(소창화부) 전 베트남대사와 고인이 된 와타나베 미치오(도변미지웅) 전 부총리, 독직사건으로 구속중인 오카미츠 노부하루(강광서치) 전 후생성차관 등의 이름도 포함돼 있다.

명단에 포함된 인사들의 반응은 아직 조용한 편이다. 가지야마 관방장관이 16일 기자회견에서 『내가 아니라는 것을 잡지사에 전화로 알려주었다』고 부인한뒤 『VIP계좌와 관련된 관료가 있는 지는 앞으로 조사해 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만일 이같은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일본정국은 총체적인 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노무라 증권이 이케다(지전) 내각때부터 정치가들과 유착해 「VIP계좌」 등의 방식으로 이익을 공여해왔다는 소문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이 정재계의 통설이다.

도쿄지검특수부는 다나카(전중) 전 총리를 구속한 「록히드사건」이래 자신들의 명성을 다시 발휘할 수 있는 사건으로 보고 총력을 기울여 수사하고 있기 때문에 이사건이 적당히 마무리되기는 힘들 것 같다.<도쿄=김철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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