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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합­집­산 신한국이 숨가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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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합­집­산 신한국이 숨가쁘다

입력
1997.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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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발협 DR 배제’‘반이연대’ 흐름 급박신한국당 경선흐름이 급박해지고 있다. 범민주계 모임인 정치발전협의회에서 김덕룡 의원을 배제키로 하고 이에맞서 김의원은 사실상 독자행보를 시작했으며, 반이회창 연대의 성격을 띤 「대선주자 5인회의」가 출범하는 등 경선국면은 본격적인 열전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 와중에서 이회창 대표는 정발협과 김덕룡 의원의 결별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기위해 이이제이의 전략을 구사할 전망이며 다른 대선주자의 견제에 대해서는 정면으로 맞설 방침이다. 반면 박찬종 이수성 이홍구 고문 등은 정발협의 지원을 얻어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이처럼 대선주자들은 판세장악을 위해 구체적 행동을 실행하고 있어, 머지않은 시점에 일차적인 대회전이 벌어질 것 같은 기류가 팽배하고 있다.

◎이홍구·박찬종·이수성 진영/“민주계 업기” 박차/권력분산·PK·TK 3방향 접근

범민주계 모임인 「정치발전협의회」가 김덕룡 의원을 모임에서 배제하기로 한데 대해 다른 대선주자 진영들은 득실을 저울질하며 민주계 접근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 일단 모든 주자들은 「DR(김덕룡 의원)배제론」에 대해 『정발협 내부의 문제이므로 우리가 뭐라고 할 수 없다』며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김의원과 같은 민주계인 이인제 경기지사를 제외한 다른 대선주자, 특히 영입파들은 정발협의 움직임을 내심 반기고 있다. 정발협이 특정 예비주자를 「대안」으로 내세울 경우 당내 역학구도로 볼 때 영입파가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기때문이다.

특히 민주계 「추대후보」를 노리는 이홍구 박찬종 이수성 고문 진영은 조심스럽게 『범민주계가 독자출마를 고집하는 김의원의 거취를 사전에 정리한다면 후보단일화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들 영입파들의 민주계 공략 방안은 제각각이다.

박찬종 고문측은 부산·경남출신 민주계 의원들을 집중공략, 대세를 잡아가는 한편 「민추협동지」라는 점을 내세워 김덕룡 의원에게도 우호적으로 접근한다는 복안이다. 이수성 고문측은 이달말 경선도전을 공식선언한 뒤 대구·경북출신 지구당위원장을 시작으로 민주계 인사들에 대한 접촉을 본격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이홍구 고문측은 권력분산론을 제시하며 민주계에 접근한다는 전략인데 『영남권인사 배제분위기가 성숙될 경우 유리해 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회창 대표측도 반이대표 기류가 강했던 민주계의 분열조짐이 나타났을 뿐만 아니라 김덕룡 의원과의 연대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 내심 싫지않은 표정이다. 이한동 고문과 김윤환 고문측은 『민주계 내부문제이기 때문에 가타부타 말할 수 없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고, 이인제 지사측은 『우리는 합종연횡에 신경을 쓰지않는다』며 태연한 반응을 나타냈다.<김광덕 기자>

◎정발협의 진로/“킹 간택중”/DR계 설득·세확산 주력

신한국당 범민주계 모임인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의 핵심중진은 16일에도 시내 모처에서 회동, 김덕룡 의원을 정발협 모임에서 배제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민주계 중진들은 김의원 배제가 돌출성 결정이 아니라 정해진 수순이었음을 역설하고 있다. 오랜 동지인 김의원에게 그동안 차마 말하지 못했을 뿐 더이상 미룰 일이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특정 대선주자에 편향되지 않는, 순수한 당내모임을 표방하는 정발협에 민주계 대선주자인 김의원이 참여하는 것 자체가 자가당착이라는 주장이다.

민주계의 「뒤늦은」 모순 발견은 그러나 일종의 논리세우기일 뿐이다. 속내를 들여다 보면 김의원 배제는 어쩔 수 없이 택한 고육지책의 성격이 짙다. 정발협의 전신이라 할 민주화세력모임 발족 당시 경선을 포기하는 듯한 자세를 보였던 김의원이 정작 정발협 회원가입 서명작업에 착수하면서 공격적 자세로 전환, 자파세력 확보에 나서자 민주계 중진들은 속앓이를 해야 했다. 결국 김의원의 「경선준비」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정발협의 선택지는 「DR(김의원의 영어약칭)이냐 아니냐」의 2분구도로 압축될 수 밖에 없고, 파트너고르기에서도 자유로운 결정을 하기 힘들어진다는 판단을 하게 된 것이다.

정발협은 그러면서도 대선포기를 종용하는 방식 등으로 DR를 주저앉힐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다. 정발협은 오히려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정발협의 한 핵심중진은 『김의원측에선 70여명의 원내외지구당 위원장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하나 막상 김의원이 뛰쳐 나간다면 행동을 같이 할 사람들은 결코 절반을 넘지 못할 것이다. 김의원이 그만큼의 서명자 수를 확보한 것은 그가 정발협내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의원과 결별하면 정발협의 세는 줄어들겠지만 결속력은 오히려 더 커질 것이다』고 말했다.

정발협은 이에따라 참여의사를 피력한 민정계 및 중도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전방위 영입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색깔과 응집력에서 DR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우호적 범DR계」를 상대로 잔류 설득작업을 해나갈 방침이다.<홍희곤 기자>

◎김덕룡의 선택/“떠나겠다”/지지자만 남겨두고 결별

김덕룡 의원은 정치발전협의회의 결정에 동의했으나 승복하지는 않았다. 김의원은 16일 상오 서석재 의원과 회동, 깊은 얘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김의원은 『정발협의 목적중 하나는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문민개혁을 발전시키자는 것이다』며 자신이 정발협의 창립을 주도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정발협의 중진들이 기습적으로 대선주자 배제론을 제기한데 대한 서운함이자, 배신감의 은근한 표출이었다.

김의원은 『정발협의 목적을 실현하는데, 또 그 순수성을 유지하는데 내가 걸림돌이 된다면 비켜서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대선주자 배제에 일단 동의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역으로 PK민주계가 요구한 경선출마포기를 거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의원이 사실상 정발협과의 결별을 택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김의원은 자파 의원·위원장들을 정발협에 잔류시키겠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로는 결별을 하지만, 내막적으로는 정발협의 대세를 장악하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자파 세력의 정발협 잔류결정은 지금 범민주계와 완전히 절연하는 게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에 근거를 두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경선국면에서 정발협이 제3의 대안으로 기운다면, 결국 김의원은 자파 세력을 끌어내 완전한 절연을 택할 것이라는게 당내의 대체적 분석이다. 이 때 김의원을 따르는 세력이 어느 정도이냐가 경선구도의 중요한 포인트중 하나이다. 만약 김의원측이 주장하는대로 의원·위원장 70여명이 유지된다면, 그는 경선에서 한판 승부를 벌일 수 있다. 그러나 상당수가 이탈한다면, 김의원은 다른 주자와의 연합을 시도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회창 대표와 김의원의 연합설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정은 김의원의 정서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대표의 한 측근은 『김의원이 YS에게 평생을 바쳤지만 PK민주계는 그를 버렸다. 김의원은 이를 또다른 지역주의로 보고 있기 때문에 지역적 중립성을 갖고 있는 이대표와 손잡을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의원측은 『상상은 자유이다. 나중은 나중이고 지금은 이대표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승부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이영성 기자>

◎서석재 의원의 변/“김덕룡 의원 오히려 편할수도”

―김덕룡 의원과 어떤 합의를 보았나.

『김의원만 정발협 활동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김의원계 인사들은 종전대로 정발협에 참여하는 것으로 봐도 좋다. 김의원은 정발협의 순수성에도, 목적에도 걸림돌이 되지 않겠다고 했다. 김의원 입장에선 오히려 대선후보로 활동하는데 더 편하게 된 측면이 있다』

―정발협의 대선후보 선택방식은.

『충분한 검증기간을 거친 뒤 결정하겠다. 김의원도 물론 선택대상에서 제외되지 않는다』

―대선주자들과 별도 접촉할 계획은 있나.

『앞으로의 과제다. 누구를 내세워야 정권재창출이 가능할 것인가 숙고 하겠다』

―김의원이 참여해오던 5인 중진회의는 어떻게 되나.

『민정계 인사를 포함, 7인 실무회의로 확대할 계획이다』

―항간에는 정발협에 참여할 인사로 이만섭·권익현 고문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모든 분을 거론하고 있다』<홍희곤 기자>

◎김덕룡 의원의 변/“이제 제약없이 내 갈길 갈 것”

―정발협과 결별하게 된 이유는.

『정발협이 국정복원, 개혁발전이라는 목적 아래 활동하는데 대선주자로 나선 내가 부담이 된다면 비켜 서주는게 온당하다고 생각했다』

―정발협과 거리를 둔다면 세약화가 온다는 견해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정발협은 내가 주도적으로 만들었고 중진들 외에는 다수가 나를 지지하고 있다. 그동안 정발협 때문에 독자계보 창설이나 지방활동을 자제했다. 이제 제약없이 내 갈 길을 갈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정발협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하나.

『뒤에서 돕겠다. 하지만 정발협이 민주화의 정통성 유지, 개혁발전이라는 명분을 택할 때만 협조가 가능하다』

―이회창 대표와의 연대설도 나오는데.

『누가 그런 말도 안되는 얘기를 하느냐. 목표는 경선승리이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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