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30여종 모아 이색전시우리나라 대학사회의 병폐를 꼬집는 이색 전시회가 서울대총학생회 주최로 16일 하오 관악캠퍼스 도서관옆 공터에서 열려 학생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 전시회는 「연구하지 않는 교수, 탐구하지 않는 학생」으로 표현되는 우리나라 대학의 핵심 문제점을 공개한 것으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전시된 것은 지난 몇년간의 시험문제와 모범 강의노트인 「족보」, 복사기 1대가 전부였다. 복사기옆 게시판에는 『<자연대> 미분방정식 중간고사 문제 <공대> 열전달 반응공학 등 노트정리, 유체역학 82∼95년 중간고사, <법대> 헌법 1, 2번 문제, <인문대> 서양문화사 97년도 중간고사』 등 30종이 넘는 「족보목록」이 적혀 있었다. 학생들은 복사기옆에 놓여 있는 족보 뭉치를 뒤적이며 쑤근대며 복사를 하는 학생도 있었다. 인문대> 법대> 공대> 자연대>
총학생회측은 「해킹(Hacking) 유니버시티」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통해 『대학에서 학점을 잘 따는 데도 왕도가 있다』며 『학생들은 족보에 나와 있는대로 답안을 작성하고 리포트를 내면 학점을 잘 받을 수 있다』고 비꼬았다. 대자보는 이어 『우리가 해킹(침입해서 파괴)하려는 것은 이렇게 족보를 통해 피상적인 지식만을 전파하고 암기실력만으로 평가하는 강의들』이라고 꼬집었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누구나 문제의식없이 행하는 족보복사를 이슈화함으로써 비판적 분위기를 유도하기 위해 족보복사 행사를 개최했다』고 말했다.<윤순환 기자>윤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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