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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문화정책/고정수 조각가(1000자 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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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문화정책/고정수 조각가(1000자 춘추)

입력
1997.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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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 사진·영상의 해로 정해져 문화체육부가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좋은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줄 알고 있다. 굳이 강조할 필요조차 없지만 문화사업이야말로 정책을 수립할 때 창조적인 두뇌가 필요하다.그동안 해마다 장르별로 기념사업을 치르고 나서 정부가 뜻한대로 국민의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도가 어느 정도 따라 주었는지, 또한 정서함양에 어느만큼 이바지하였는지 면밀하게 분석해 보아야 한다. 한해동안 해당분야의 구석구석을 배려하느라고 오히려 지리멸렬해지지나 않았는지 한번 쯤은 짚어봄직한 일이다. 물론 해야 할 사업은 산재한데 제한된 예산으로 집행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으므로 전국의 각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하는 일도 바람직할 것이다.

사진·영상분야는 우리나라에선 아직 타 예술분야에 비해 본격적인 궤도에 이르렀다고는 볼 수 없지만 잠재된 인적자원은 풍부하다.

근래에 와서 청소년들이 의례 거치는 단계인 전자오락의 체험은 부정적인 면도 많지만 결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소산이라 생각한다. 기성세대도 모두 어린 시절에 정신없이 만화책을 읽었다. 일상생활이 무료한 나머지 현실도피수단으로 잠시 쉴 여백을 찾아 나름대로 상상력의 나래를 펼 수 있는 쾌적한 시간을 가졌던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요즘 어린이나 청소년은 모두가 사진영상의 첨예한 테크놀로지 세례를 받으며 자라고 있다. 일찍이 요즘처럼 텔레비전과 비디오가 보급된 적이 없으며 대중의 최대 오락물로 자리잡았다. 더구나 우리 기업의 영상매체 제조기술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사진과 영상이란 이 시대에 가장 새롭고 멋지게 어울리는 매체이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젊은이들을 사로잡는 전도 유망한 분야이다. 엉뚱한 발상일지 모르지만 이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에게 이번 기회에 테마파크를 마련해 주어 환상적인 연출공간을 제공하자면 지나친 망상인가? 부디 내년이 사진·영상분야가 폭발적으로 발전하는 원년이 될 수 있도록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색다르고 의욕적인 비전을 제시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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