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부인 인터뷰/“크고 시원한 정치 펼칠 적임자”/대범·호방한 성격 집안에선 다정다감 한마디로 사나이 입니다/싫은 소리 웃어넘겨 부부싸움이 안돼요/가끔 함께 있을땐 ‘용의 눈물’ 시청―이한동 고문은 어떤 정치인이라고 평가하십니까.
『남편이 81년 정치에 입문했을 때 지역구민들께 「고향의 흙이 베풀어준 은혜를 갚으러 왔다」고 말했지요. 남편은 정치입문때의 첫 인사말을 그대로 지켜 은혜를 알고 그에 성심성의껏 보답하는 정치인으로 살아왔습니다. 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신중하지만 한번 결심하면 끝까지 밀고 나가는 뚝심을 갖고 있지요』
―대선주자 부인으로서 애로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꼭 대선주자의 아내가 아니라도 정치인의 아내 역할을 하기가 쉽지는 않아요. 지역구가 농촌이다 보니 가물어도 걱정, 비가 많이 와도 걱정입니다. 지역구, 주변 대소사를 챙기는데 하루 24시간이 너무 짧습니다. 그러나 그런 일들을 애로점이 아니고 즐거움으로 생각하고 성심껏 하고 있습니다』
―남성으로서 이고문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다소 겸연쩍어하며)대범하고 호방하고 시원시원한게 매력입니다. 진실하고 정직한 점도 마음을 끌게 합니다. 한마디로 「사나이」입니다』
―그런 매력때문에 결혼하셨습니까.
『그렇지요. 하지만 이고문도 저를 줄기차게 따라다니며 열렬히 구애를 했습니다』
―이고문은 자녀 교육을 어떻게 했습니까.
『집안에서는 다정다감한 아버지입니다. 자유롭고 민주적으로 키우자는 식이었습니다. 지금도 시집간 두 딸이 집에 오면 뽀뽀를 하고 안아주곤 합니다. 대신 제가 엄하게 가르쳤습니다. 매도 들었지요. 그래서 애들이 저보다 남편을 더 좋아합니다. 하지만 두 딸이 제대로 처신, 시부모님의 귀여움을 받는 것을 보면 엄한 교육의 보람을 느낀답니다』
―이고문이 집에서 화를 내거나, 두 분이 부부싸움을 하는지요.
『제가 싫은 소리를 해도 허허 웃고 그냥 흘려버립니다. 싸움을 하려해도 남편이 응수를 안하니 부부싸움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고문의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십니까.
『워낙 타고난 건강체질이라 특별하게 해주는게 없습니다. 남편은 겨울에도 손 발을 내놓고 잘 정도입니다』
―한달 생활비는 어느정도입니까.
『1남2녀가 모두 출가, 집안 일에는 별로 돈이 들지않습니다』
―두 분이 함께 보는 TV드라마가 있습니까.
『TV는 거의 못봅니다. 가끔 시간이 나면 「용의 눈물」을 함께 봅니다』
―이고문이 대통령이 돼야하는 이유를 말씀해 주시지요.
『정치인으로 16년을 보내면서 집권당의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원내총무, 국회부의장, 내무장관 등 중요한 자리에서 묵직한 경륜을 쌓아 탄탄한 국정운영을 할 수 있는 적임자로 봅니다. 그 전에는 판사·검사를 했기 때문에 법적 마인드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역감정을 극복할 수 있는 중부권 정치인이라는 점도 지금 현실에서는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연한다면, 이고문이 대업을 맡으면 호방한 성격대로 사사로운 일을 버리고 대사를 중시하는 「크고 시원한」 정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고문이 언제 대통령 출마를 결심했습니까.
『92년 14대 대통령후보 민자당 경선을 앞두고 대통령출마를 결심했습니다. 그 때 남편은 「나라가 지역감정으로 사분오열되는 현실을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이제 내가 나서야할 때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여성의 입장에서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를 무엇이라 봅니까.
『한국 여성은 가정에서나,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가사를 전적으로 떠맡다시피하고 있는데도 상응한 권리를 갖고 있지는 못합니다. 가정에서의 여성 역할을 인정하고 그 권리를 신장시키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꿔야한다고 봅니다. 사회적으로도 여성은 능력에 걸맞는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지요. 우수한 여성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넓혀주고, 마음놓고 활동할 수 있도록 탁아소 육아시설 등의 지원을 대폭 확충해야합니다』
◎이렇게 내조한다/“정치인 아내는 드러나지 않아야” 그림자 같은 정성·봉사
지난 95년 3월 기초단체장의 정당공천배제 문제로 정국이 경색됐을 때, 이한동 고문 집에는 야당의원 33명이 진을 치고 있었다. 당시 국회부의장이던 이고문의 국회출입을 자택에서 원천봉쇄하기 위해서였다. 며칠후 여야협상으로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되자, 야당의원들은 이고문의 부인 조남숙씨에게 장미꽃 33송이를 보냈다. 8일간의 「점거농성」기간중 조씨가 불편한 표정 한번 짓지않고 식사, 간식, 잠자리를 보살펴준데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
이처럼 조씨의 내조는 정성과 겸손에 바탕을 두고있다. 집에 찾아오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잘 대해줘, 이고문의 집은 마음편하게 들를 수 있는 곳으로 첫 손가락 꼽히고있다. 지역구에서도 조씨는 허리를 깊숙이 숙여 인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부인이 겸손하고 성심성의껏 지역주민들을 대해야 남편의 위상이 올라가고, 또 주변에서도 진실된 충고나 조언을 한다는 것이다.
조씨는 「정치인은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봉사하는 자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조씨는 정치인의 아내로서 당연히 봉사에 앞장서야 한다고 믿고있다. 조여사는 지금도 지역구 나들이를 할때 한복을 입는다. 16년전 남편이 정치에 입문했을 때 양장을 입고 지역구에 갔다가 싫은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 뒤 한복을 입는데 저녁 무렵이면 치마밑단이 흙으로 범벅이 되곤한다는 것. 조여사는 『그래도 주민들이 원하면 따라야지요』라고 말했다.
조여사는 정성과 겸손 외에 정치인의 아내는 드러나지 않아야한다는 점을 극구 강조한다. 이른바 「그림자 내조론」이다. 주연은 이고문이기에 조연인 자신이 너무 나서는게 순리에 맞지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선지 이고문의 지역구 포천·연천에서는 『선거에서 이고문을 맞설 상대는 부인뿐』이라는 얘기가 나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약력
◇출생:1936년 4월9일 충남 청양 출생(61세)
◇학력:대전여중·고, 충남대 영문과, 숙명여대 영문과 대학원 중퇴
◇주요 경력:연천·포천 여성단체협의회 등 다수 단체에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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