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철·김상현 후보 “DJ를 위해 나에게 한표” 호소김대중 총재와 한판 승부를 앞두고 있는 국민회의 비주류측 후보들이 경선 종반에 즈음해 오히려 이구동성으로 「DJ를 위하여」를 부르짖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 후보자리를 놓고 김총재와 겨루고 있는 정대철 부총재측은 13일부터 『김총재를 민족의 지도자로 만들자』고 호소하고 있다. 「DJ 불가론」을 줄기차게 주장해온 정부총재측이 마음을 바꾼 것일까. 그렇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민족 지도자론」은 DJ가 자신의 한계를 인식해 미련을 버리고 야권의 제3후보로 정부총재를 밀어 주면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입장에서 출발하고 있다. 정부총재측의 결론은 「진정으로 DJ를 위한다면 대선패배의 치욕을 또 겪지 않도록 당내 경선에서 정부총재를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비록 속이 들여다 보이긴 하지만 DJ 지지자들의 DJ에 대한 애정에 호소, 상대방 표의 약한 고리를 파고 들겠다는 막판뒤집기 전략이다.
총재경선에 나선 김상현 의장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가고 있다. 김의장은 진작부터 『총재가 되면 대통령 후보가 누가 되든 대선에서의 승리를 위해 모든 궂은 일을 다하겠다』며 「머슴론」을 펴왔다. 김의장은 대권과 당권을 분리하는 이른바 역할분담론을 근거로 이같이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엔 비주류 연합의 공조 모양새에 흠집이 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김의장의 발언은 한계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즉 막판이 되자 『DJ가 대통령후보가 되고 김의장이 총재가 되면 총재가 나서 자민련과의 내각제 및 후보단일화 협상을 일괄타결 짓겠다』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급격히 옮겨지고 있다. 당내 경선구도에서 정부총재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같은 비주류측의 「DJ 짝사랑」전략에 대해 주류측의 한 관계자는 『비주류측의 무정견을 드러낸 것』이라면서 『그렇다고 DJ지지자들이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고태성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