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확보 경쟁 연고지 들먹이며 지역감정 부추겨여권 대선주자들이 지역감정 문제를 놓고 「말따로, 몸따로」의 이중적인 행태를 보여 비난을 사고 있다. 입으로는 지역감정 타파를 외치면서도 물밑에선 모두 「연고지 위주」의 세확보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고향이 겹치는 일부 후보들사이에는 「원조」시비까지 일고 있다.
현재 드러난 후보별 지역 지지 판세가 상당부분 후보들의 고향과 일치하고 있는 것은 지역대결구도의 단적인 증거이다. 이회창 대표측은 이대표의 원적지(충남 예산)를 본거지 삼아 충청권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대표는 4월 한달동안에만 15일과 28, 29일 두 차례나 충남을 방문했다. 29일 예산에 가서는 『예산은 내 고향』이라며 은근히 충청권에 대한 자신의 기득권을 주장했다.
박찬종 고문은 고향인 부산·경남(PK)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들어 부산에 10여차례나 내려갔고 최근에는 거의 주말마다 고향을 찾고 있다. 김윤환 고문은 자타가 공인하는 당내의 대구·경북(TK) 선두주자이다. 대구·경북지역 현역의원 대부분이 그의 사조직 「21세기연구원」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한동 고문은 「중부권 대망론」을 공공연히 강조하고 있다. 『이제 영남도, 호남도 아닌 경기도에서 대임을 맡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의 주변에는 경기 출신 전·현직의원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김덕룡 의원은 민주계내 유일한 호남(전북 익산)출신이라는 이점을 십분 활용, 호남권에 단단한 지지기반을 구축해 놓았다. 김의원은 최근 시민대토론회에서 『내가 후보가 되면 될 수 있는 사람 밀어주자는 기류가 (호남에서)일 것』이라며 호남 대표성을 과시했다.
충청, TK, 경기지역을 놓고선 일부 후보들간에 「영유권 다툼」까지 일고 있다. 충청권의 경우 우위를 선점한 이대표측에 대해 이인제 경기지사측이 『논산에서 중학교까지 나온 우리가 진짜 충청인』이라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지사는 경선참여 선언후 두번째 지방방문지로 고향인 논산을 택했다.
TK지역에선 김윤환 고문과 이수성 고문측이 맞붙어있다. 김고문측은 『20여년간 이 지역출신으로 정치 영향력을 키웠다』며 「원조」를 자임하고 있다. 반면 이고문은 최근 시민대토론회에서 『나는 진짜 TK사람이고 권력에 따라 부침한 분들은 가짜 TK』라며 이 지역에 대해 강한 「애착」을 보였다. 경기는 「대부」를 자임하는 이한동 고문에게 이인제 지사가 도전장을 냈다. 이고문측은 『이지사는 충청도사람』이라며 일축하고 있지만 이지사측은 『두차례 국회의원과 민선지사를 모두 경기에서 지냈다』며 연고를 주장한다.
이같은 후보들간의 지역감정 편승현상은 경선전이 본격화함에 따라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후보들간의 정책, 이념에 별 차이가 없는데다 저마다 눈앞의 승리에 집착, 대의명분은 뒷전으로 접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대선 본선에 앞서 당내 예선조차 망국적인 지역감정의 골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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