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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은 줄기… 큰 몸통 보인다/이씨 관리자금 김기섭씨에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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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은 줄기… 큰 몸통 보인다/이씨 관리자금 김기섭씨에 전달

입력
1997.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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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 비자금 “삼각 커넥션” 확인/박태중씨 관리분까지 백50억대이성호 전 대호건설 사장이 대신증권에 관리를 맡겼던 김현철씨의 비자금 50억원이 김기섭 전 안기부운영차장에게 전달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현철씨의 비자금이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검찰은 이씨에 대한 이틀째 조사에서 『현철씨의 지시에 따라 대신증권에서 빼낸 자금 50억원을 김 전차장에게 건네주었다』는 이씨의 진술을 확보했다. 「김현철―이성호―김기섭」으로 이어지는 비자금관리 삼각커넥션이 확인된 것이다. 김 전차장에게 50억원이 전달된 것은 현철씨 비자금의 비밀을 푸는 중요한 열쇠다. 신라호텔 상무출신인 김 전차장은 국가정보기관인 안기부의 운영자금을 주무른 재정전문가. 검찰은 김 전차장을 5·6공의 장세동씨와 이원조씨의 역할을 합쳐 놓은 현철씨의 「정보제공자이자 자금관리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현재까지 수사에서 밝혀진 비자금 커넥션은 현철씨가 93년 11월 이성호씨에게 50억원의 「종자돈」을 맡기면서 시작됐다. 이씨는 이 자금을 알고 지내던 당시 대신증권의 김성진 상무에게 관리를 맡겼고, 김상무는 이씨와 이씨 가족명의로 개설된 5개 계좌를 통해 회사채와 주식에 투자했다. 검찰관계자는 『이씨가 주식과 회사채를 택한 것은 당시 증시가 호황이었고 금융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금이 김 전차장에게 넘어간 것은 95년 4월 김상무가 주식일임매매와 충북투금 인수합병(M&A)사건으로 검찰에 구속된 것이 발단이다. 김상무가 구속되자 현철씨 자금의 노출을 우려한 이씨는 대신증권에서 전액을 회수, 직접 보관했다. 그러나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으로 이건 회장이 수사선상에 오르자 현철씨는 김 전차장에게 자금을 넘기라고 이씨에게 지시했다. 이씨는 자금을 김 전차장에게 넘기고 자신의 사업도 정리했다.

검찰관계자는 『김 전차장이 한솔그룹의 조동만 부사장에게 건넨 자금 수십억원과 이씨 위탁자금이 일부 겹치기도 하지만 큰 줄기는 별개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전차장이 관리한 현철씨 비자금이 대호와 한솔 외에 또다른 기업에도 은닉된 혐의도 포착하고 있다. 검찰관계자는 『지금까지 김 전차장이 관리한 비자금중 확인된 액수는 70억∼80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박태중씨가 관리한 자금 등을 합치면 현철씨의 총비자금규모가 1백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씨의 귀국에다 이씨의 재산관리인인 김종욱(공인회계사)도 12일 미국에서 귀국, 수사가 급진전됨에 따라 김기섭―김현철씨의 소환이 임박하고 있다. 검찰은 그간 기업인들의 조사과정에서 현철씨에게 대략 30억원이상의 자금이 전달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금까지 드러난 1백50억원대의 비자금과 기업인이 전달한 차액의 출처, 각종 이권사업 개입혐의 등을 종합해 현철씨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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