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비 포함 개설비용 2,500만원/아파트에 둘러싸여 순익 월 500만원23년동안 직장생활을 해온 이영래(48)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명퇴·감원바람에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주위에서 직장을 그만두고 나오는 사람들의 초췌한 모습이 남 같지 않게 여겨졌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만일을 위해서 체인점이라도 열어야겠다는 생각에 이곳저곳 알아보던 이씨는 올해 초 「향기마케팅」에 대한 소개에 눈이 멎었다.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서비스업체가 늘어나면서 서구 못지 않게 우리나라에서도 향기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이씨는 실내에 천연향을 분사하는 향기전문점을 알아보기 위해 부인 임월순(44)씨와 함께 여러 업체를 찾아다녔다. 그 결과 외국에서 제품 그대로 수입해 국내에서 판매하는 업체가 대부분인 가운데 「아띠앙」이라는 국내 상표의 향기 업체를 발견했다.
집 근처인 서울 양천구 목동 상가에 올해 3월 가맹점(02―652―4634)을 차렸다. 가맹비를 포함해 1,500만원을 본사(02―406―5100)에 내고 액체 향이 담긴 캔 600개와 광고전단 명함 쇼케이스 등을 받았다. 전용면적 9평의 사무실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 40만원을 내고 빌렸다. 그밖에 책상 회의용탁자 장식장 등은 구청 재활용센터에 나온 중고물품을 모두 50만원에 샀다. 개설비용은 모아 두었던 돈 1,500만원과 융자금 1,000만원으로 감당했다.
지역이 아파트단지에 둘러싸인 데다 곳곳에 상가도 몇군데 있어 팔 곳을 찾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지역신문에 광고를 내고, 아파트 게시판에 안내문을 붙였더니 전화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사업시작 석달만에 확보한 고객은 500여군데. 아파트가 300군데 정도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일반 업소다.
향에 익숙하지 않은 문화여서 장사가 잘 될까 반신반의했던 이씨부부도 가정에서까지 주문이 들어오자 안심이 됐다. 집 안에는 소나무향 풀잎향 등을 주로 공급한다.
맞춰 놓은 시간에 따라 일정하게 향을 내뿜는 분사기는 영구사용료 3만원, 살때는 6만원을 받는다. 300㎖ 향 캔은 1만8,000원을 받고 한달에 한번씩 아띠앙에서 직접 갈아준다. 캔을 바꾸는 일은 본사에서 교육을 받고 파견된 향기관리사 한사람이 맡아서 한다. 이씨는 아직 직장에 다니고 있어 운영을 돕지는 못하고 부인 임씨가 사무실에서 설치를 원하는 전화를 받아 관리사에 알려주고 있다.
본사에서 한 통에 5,000원정도 받고 캔을 들여와 한통당 남는 돈은 1만3,000원 정도. 매달 교체하는 곳이 500군데니까 달마다 650만원 수입이 들어온다. 향기관리사 월급으로 100만원, 사무실 월세를 내고 나면 500만원 정도의 순수익을 보는 셈이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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