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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돌풍 김태구 대우차 회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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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돌풍 김태구 대우차 회장(인터뷰)

입력
1997.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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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 메이커 진입 박차”김태구(56) 대우자동차 회장은 원래 술을 마다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많이 마시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런 김회장이 5월초 한 자리에서 많은 술을 마셨다. 『4월중 내수판매 1등을 하면 폭탄주 5잔을 하자』고 한 약속때문이었다. 『1등을 못해 5잔은 못하겠고 1.5등은 했으니 한잔씩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시작한 것이 많은 술이 되고 말았다.

김회장의 표정은 요즘 전에 없이 밝다. 잇달아 내놓은 라노스 누비라 레간자가 모두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판매대수 1위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4월 한달간 국내에서 승용차 4만521대를 포함해 모두 4만2,351대를 팔았다. 창사이래 최다실적이다. 만년 3위인 것 같던 대우자동차가 부동의 1위 현대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약진한 것이다.

『세가지 신차의 동시개발 계획을 냈을때 연구원들의 반발이 심했지요. 대우의 능력으로 한꺼번에 3개차종 개발은 무리라는 겁니다. 김우중 회장이 강하게 밀어부쳤어요. 결과적으로 대성공입니다. 세쌍둥이를 낳기는 힘들지만 그만큼 절약하는 것 아닙니까. 시장점유율을 높인 것은 물론 대우차와 그룹의 이미지를 한꺼번에 높인 것 같습니다』. 아주 만족해 하는 표정이다.

실적경쟁이 다소 과열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지나친 경쟁은 분명 자제돼야지요』라고 답했다. 대우는 결코 지나친 경쟁을 하지 않았음을 내비치는 말이다.

『1위도 중요하지만 대우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내외 250만대를 생산해 세계 10대메이커로 부상, 톱클라스의 자동차메이커가 되는 것입니다. 내수시장 점유율 40%도 달성될 것입니다』

대우자동차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은 분명하지만 김회장은 개인적으로 『이제부터 뭔가 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자동차 내수가 크게 신장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승용차에 관한한 우리나라는 이제 선진국형 소비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봐야지요. 그런 가운데 시장점유율 40%를 꼭 지키고 싶습니다. 5월중 라노스 3도어와 5도어해치백, 6월에는 누비라 왜건형 등을 내놓을 겁니다. 매년 2∼3개 차종씩 출시합니다. 올해말이나 늦어도 98년초에는 미국시장에 진출합니다. 세계 톱클라스 자동차들과 겨루겠다는 것이지요. 2000년 세계 250만대 생산체제 구축도 본격 시동이 걸린 셈입니다』

2000년 250만대 생산체제는 92년에 시작된 김회장의 9개년 경영계획 목표이다. 그는 요즘 98년부터 시작하는 3단계 경영계획을 짜느라 바쁘다. 『일을 찾아서 만들어내는 종업원을 좋아한다』는 김회장은 3단계기간중 「파괴를 통한 재설계」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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