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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렌트카회사 AVIS 카피(광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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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렌트카회사 AVIS 카피(광고세상)

입력
1997.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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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2위” 효과는 1위「우리는 2위입니다」

기업이 이런 말을 내놓고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설사 모든 사람들이 그 기업이 시장에서 두번째밖에 안되는 기업인줄 알고 있더라도 이런 이야기를 공공연히, 그것도 광고까지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에이비스(AVIS)는 바로 그 상식을 뒤엎은 광고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미국 렌트카시장에서 만년 2위에 머물던 AVIS가 새 경영진을 맞아 시장구도 깨기작업에 들어간 것은 1962년. 그때까지 렌트카 시장은 허츠가 60%의 시장점유율로 단연 1위였고 나머지 시장을 놓고 AVIS, 내셔널 등 군소업체들이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AVIS의 타운센트 사장은 지금은 미국 수위의 광고회사가 된 DDB 니드햄의 윌리엄 번벅에게 광고를 맡겼다. 첫번째 작품은 손가락 두개로 「넘버 2」를 보여주는 모습. 이어 2차 광고로 입을 벌린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그림을 보여주면서 「당신이 2위밖에 안된다면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겠죠」라는 카피를 썼다. 또 「AVIS에는 담배꽁초가 없습니다」는 광고로 마치 허츠를 비롯한 다른 회사의 차에는 「담배꽁초가 있다」는 의미도 전했다.

광고가 나가고 4년이 지나자 1위 허츠의 시장점유율이 45%로 떨어졌다. 위기감을 느낀 만년 1위 기업의 대응도 만만치 않았다. 칼 알리라는 공격적인 젊은 카피라이터를 새 제작자로 맞아들인 허츠는 「지난 수년동안 AVIS는 허츠가 넘버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왜 그런지 그 이유를 말하겠습니다」 「넘버 2는 열심히 하겠다고 했습니다. 도대체 누구보다 열심히 하겠다는 것일까요. 넘버 3보다, 넘버 4보다」 「당신이 렌트카업을 하시는데 넘버 2라서 차가 반밖에 안되고, 직원도 부족하다면 어떻게 광고를 하겠습니까. 맞습니다. 재떨이가 더 깨끗하다고나 하실겁니다」

당시로서는 경쟁업체를 정면으로 비난하는 광고를 볼 수 없던 때라 두 업체의 광고 공방전은 대단한 화제를 불러 모았다.

결과는 AVIS의 승리였다. 13년 연속적자를 겪던 AVIS는 광고시작 1년만에 흑자를 내면서 매년 매출이 2배이상 늘었다.

하지만 AVIS의 광고는 언제나 2위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남길 위험성을 가진 것도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인들은 AVIS의 광고가 2위이기 때문에 더 나은 서비스와 성실한 경영을 약속하면서 효과를 거둔 광고사에서 보기 드문 명광고로 평가한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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