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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몸이 여자라고 미식축구 못하나요/성균관대 이루다·조유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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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몸이 여자라고 미식축구 못하나요/성균관대 이루다·조유미씨

입력
1997.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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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녀영역’ 깨고 당당한 선수로『운동장을 가로지르며 한바탕 소리를 지르고 나면 가슴이 후련해져요』

어느 경기보다도 격렬한 몸싸움으로 오랫동안 「금녀의 영역」이었던 미식축구에서 여학생이 당당히 선수로 뛰고 있다. 성균관대 체육학과 2년생인 이루다(20) 조유미(20)양이 그 주인공. 60년 창단, 국내 대학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 대학 미식축구부에 그동안 작전분석이나 선수 뒷바라지를 하는 매니저여학생은 있었으나 선수는 이들이 처음이다.

『원래부터 꽉 짜인 조직생활을 좋아했다』는 조양은 입학하자마자 가족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미식축구부 문을 두드렸다. 이양은 어느 술자리에선가 『한번 해볼까』하고 말을 꺼냈다가 다음날 곧바로 저질러버린 경우. 『선택을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는 이들은 『워낙 힘든 운동이기 때문에 여학생후배들에게 굳이 권하지는 않겠지만 말릴 생각은 없다』고 말한다. 처음 함께 운동을 시작한 동기생 15명중 이제 5명만이 남았으니 어느면에서 이들은 이미 남학생들을 「압도」하고 있는 셈이다.

다부진 몸매에다 훈련이나 경기때면 빛을 발하는 매서운 눈빛 탓에 헤드기어, 숄더(어깨 보호대), 무릎과 허벅지 보호패드 등으로 「무장」한 이들을 남학생과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100m를 14초에 주파하는 이양의 포지션은 「와이드 리시버」. 공을 받아 재빠르게 터치다운 라인을 향해 돌진한다. 조양은 상대팀의 센터와 쿼터백을 수비하는 「노우즈 가드」를 맡고 있다.

평소 1주일에 3∼4일, 시합이 있을 때는 5∼6일을 수업후 2∼3시간동안 운동해야 하고 방학때는 10일이 넘게 합숙훈련을 한다. 요즘은 춘계대회를 앞두고있어 지난 3∼5일 연휴때도 합숙해야 했다. 운동장을 뒹구느라 팔과 다리가 긁히고 멍이 들어 치마를 입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강도높은 훈련과 모자라는 자기시간에도 불구하고 『선후배와 동기간의 끈끈한 정때문에 붙잡혀 있다』는 이들은 『하지만 가끔 팀전력을 이유로 경기에서 제외될 때는 눈물이 핑돈다』고 한다.

조양은 졸업후 여군장교를 지원할 생각이고 방송MC를 희망하는 이양은 내년 캐나다 어학연수를 다녀올 계획이다.<김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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