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후 대신증권 맡겨 관리/현철씨 주중 소환 구속김현철씨가 금융실명제 시행후인 93년 말 이성호(35) 당시 대호건설 사장에게 현금 70억원 이상을 직접 맡긴 뒤 95년께 전액회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현철씨가 맡긴 자금을 대신증권에 맡겨 회사채·어음관리계좌(CMA)·양도성 예금증서(CD) 등 고수익 금융상품으로 관리해오다 현철씨의 요구로 전액 현금화해 돌려준 것으로 밝혀졌다.<관련기사 2·3·4·7면>관련기사>
대검 중수부(심재륜 검사장)는 11일 이날 귀국한 이씨를 소환, 철야 조사한 결과 이같은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날 현철씨의 비자금을 관리한 대신증권 고위간부를 소환, 자금 운용과정에서 현철씨의 지시 등이 있었는지를 조사했다.
검찰은 이번 주중 현철씨를 소환, 이씨에게 맡긴 자금의 출처를 조사한뒤 이권사업 등에 편의제공을 약속하고 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 알선수재혐의로 구속할 방침이다. 이씨는 검찰에서 『현철씨가 93년말 금융실명제 시행후 돈을 가져와 관리해달라고 부탁했다』며 『이 돈을 알고 지내던 대신증권 고위간부에게 맡겨 관리토록 했으나 자금의 출처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또 『현철씨가 95년께 이 돈이 다시 필요하다고 해 대신증권에서 전액 회수해 돌려주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그러나 94년 포항제철에게서 스테인리스강 독점판매권을 따낸 경위에 대해서는 『기획조정실장이던 김종욱씨가 사업추진을 권유했으나 자금이 많이 소요돼 거절했다』며 『김씨가 독자적으로 친구들과 동업을 추진하다 포기하고 김동식씨에게 사업권을 넘긴 것으로 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또 『미국에서 유선방송사업이 성장산업인 것을 알고 대호빌딩 매각자금을 투자해 7개 유선방송사를 인수했을 뿐 현철씨의 자금이 유입되지 않았으며, 청남골프장은 아버지 이건 전 대호그룹 회장이 노후를 위해 매입했으나 은행 채무를 안고 샀기 때문에 지금까지 실제 투자된 돈은 18억원에 불과하다』고 진술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가 검찰 조사에 협조할 경우 관대하게 처분할 수 있다』고 밝혀 불구속수사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씨는 현철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직후인 2월4일 미국으로 도피했으나 이날 낮 12시40분 일본 오사카(대판)발 서울행 일본항공 961편으로 김포공항에 입국했다.<김승일·이태희 기자>김승일·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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