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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중동포 할머니 버림받은 저승길/자식 운구비 없어 시신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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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중동포 할머니 버림받은 저승길/자식 운구비 없어 시신 포기

입력
1997.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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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방치 끝 쓸쓸히 화장가족이 진 빚을 갚기위해 불법 입국, 청소원으로 일하던 재중동포 할머니가 숨진지 6개월간 방치됐다가 지난 8일 어버이날에 쓸쓸히 화장됐다.

중국 헤이룽장(흑룡강)성 상쯔(상지)시에 주소를 둔 김정순(64)씨는 서울 강동구 길동 H여관 청소원으로 일하던 중 지난해 11월30일 뇌출혈로 쓰러져 서울시지방공사 강남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나 숨졌다.

근근이 여비만을 마련, 지난달 말에야 입국한 아들 이상열(37)씨는 6개월간의 안치비용을 포함한 병원비 500여만원과 중국까지의 운구비용을 마련할 길이 없자 지난 1일 경찰에 시신포기각서를 쓰고 모습을 감췄다. 결국 강동구청은 경찰과 협의, 무연고 시신처리방식에 따라 김씨를 화장하고 유골은 경기 벽제 무연고납골당에 안치했다.

95년 1월 위조여권으로 불법입국한 것으로 밝혀진 김씨는 그동안 여관에서 일하며 받은 월급 70여만원 대부분을 가족이 진 빚을 갚기 위해 꼬박꼬박 중국에 송금해 온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밝혀졌다. 성남외국인노동자의 집 김해성 목사는 『불법입국해 일하다 불의의 사고로 숨지는 재중동포들 가운데 가족들이 병원비와 운구비용을 감당치 못해 시신을 버리고 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정진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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