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모계좌 자금줄 찾기 박차/현철씨 수사 어떻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모계좌 자금줄 찾기 박차/현철씨 수사 어떻게

입력
1997.05.11 00:00
0 0

◎돈흐름 역추적 특혜 등 대가성 입증 주력/“대선자금 문제는 수사본질 흐린다” 경계김현철씨 비리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은 대선자금 파문이 확산되는 와중에서도 김씨의 대가성 금품수수 혐의를 찾는데 몰두하고 있다. 검찰은 대선자금 문제가 검찰수사의 대상이 아닐 뿐더러 자칫하면 김씨 비리수사의 본질을 흐리려는 세력에 국면전환용으로 이용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검찰은 현재 김현철씨가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1백여개 가·차명계좌를 이용해 돈세탁한 혐의를 잡고 계좌추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계좌는 대부분 돈세탁 과정에서 한 두차례 이용한 것들이어서 돈의 흐름을 역추적해 모계좌를 찾는데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검찰은 이미 수십억원대의 자금이 모였다가 분산된 2, 3개의 모계좌를 찾아내 자금출처를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를 통해 김씨가 경복고 동문 기업인 등 여러 사람으로부터 거액을 받아 김기섭 전 안기부운영차장과 이성호 전 대호건설 사장 등 측근들을 통해 치밀하게 세탁·관리해온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 돈의 성격을 규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돈을 준 기업인들이 한결같이 대가성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인은 무언가 얘기할 듯 하다가도 『지금은 말할 때가 아니다』며 다시 입을 굳게 다물어 검찰의 애를 태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에 따라 돈을 준 기업인들이 현정부들어 이권사업 등 특혜를 받았는지를 조사해 금품수수와의 인과관계를 밝혀내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김씨 소환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것도 이처럼 대가성 입증이 잘 안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당초 김씨가 두양그룹 김덕영 회장에게서 받은 3억원이 신한종합금융 송사와 관련해 청탁의 대가로 건네진 것으로 판단했으나 인과관계를 객관적으로 증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한솔그룹 조동만 부사장에게 수십억원을 맡겨 관리토록 해온 현철씨의 측근 김기섭씨를 다음주중 소환, 자금출처와 청탁여부 등을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또 미국에 머물고 있는 이성호씨와 이씨의 지시로 자금관리인 역할을 해온 김종욱(공인회계사)씨의 조기 귀국을 종용하고 있으나 이들의 조기귀국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김현철씨 소환 및 사법처리 시점은 수사진전 상황에 따라 아직 가변적이다.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소환시기를 정해 놓고 수사를 하지는 않는다』고 전제하고 『김씨 소환이 다음주에도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여권 고위층에선 김씨 소환시기가 20일께로 늦춰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편 검찰은 김씨의 비자금중 일부가 대선자금으로 드러날 경우 처리문제로 고민중이다. 검찰 수뇌부는 『대선자금은 수사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그러나 최소한 계좌추적에서 드러나는 자금출처는 밝히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여 검찰의 처리결과가 주목된다.<김상철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