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단 꾐빠져 1R 7억 날려/해외원정까지… 가산탕진 속출골프도박이 성행하고 있다. 올해 내장객이 1천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대중스포츠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골프가 도박수단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전문 골프도박단의 꾐에 빠져 패가망신하는 골퍼들도 생기고 있다.
10일 골프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경기도 일원 골프장에만 5∼6개의 골프도박단이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의 꾐에 빠져 재산을 탕진한 골퍼들이 수십명이나 된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서 건실한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김모씨는 골프도박으로 진 빚을 갚기 위해 공장을 처분하고 집까지 날렸다. 싱글의 실력으로 5년째 내기골프에서 져 본적이 없던 김씨는 골프도박단에 걸려들어 한 라운드(18홀)에서 7억여원을 잃었다. 김씨는 점당 1백만원을 건 초반에는 주로 이겼으나 판돈이 1천만, 1억, 3억원으로 올라간 15홀 이후에는 연이어 패했다. 김씨는 골프도박단을 사기혐의로 고소하려 했으나 골프도박단이 폭력배를 동원해 협박, 후환이 두려워 포기했다.
골프도박은 주로 싱글 실력의 골퍼들이 붐비지 않는 평일에 캐디도 모를 정도로 은밀하게 벌이고 있다. 핸디를 무시하고 점당 일정액을 거는 스트로크 방식을 선택하며 게임이 끝난 후에는 음식점에서 어음이나 수표로 정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종로학원 원장 정경진씨 등도 도박단과 함께 일본에 건너가 라운드당 최고 1억5천만원을 걸고 내기 골프를 했다. 이들도 처음에는 점당 8만원짜리로 시작했다가 결국 1점에 수천만원씩 걸고 내기를 한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밝혀졌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골프도박단은 실력을 속이고 접근, 판돈이 적은 게임에서 몇차례 져주고 판돈을 키운 뒤 거액을 우려먹는 수법을 쓴다. 김씨도 처음에는 캐디피(봉사료)내기로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점당 3억원까지 끌려갔다. 골프업계에는 내기골프로 가산을 탕진한 골퍼수십명의 이름이 나돌고 있다. 골프도박이 보편화하면서 폭행사건도 잦다. 최근 신모(보험사대리점 경영)씨는 경기도 T골프장에서 점당 10만원짜리 내기골프를 하던중 사소한 시비로 함께 라운딩하던 임모(무직)씨의 얼굴에 골프채를 휘둘러 입건됐다.
문화체육부 관계자는 『골프도박이 성행하는 것은 알지만 은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단속이 어렵다』고 말했다.<이동준 기자>이동준>
◎군 간부 골프자제령
이정린 국방부 차관은 최근 국·실장회의에서 경제난과 한보사태 등으로 어려운 나라상황을 들어 「골프 자제」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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