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계에 훈훈한 바람몰이/발간 석달만에 베스트셀러로/야심적 역사장편도 연재 계획작가 최인호(52)씨가 한국일보에 연재했던 장편소설 「사랑의 기쁨」(전 2권·여백간)이 독서계에 훈훈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2월 중순 책으로 묶인 「사랑의 기쁨」은 최근 전국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이문열씨의 「선택」과 1·2위를 다투며 모처럼 독자들에게 「소설 읽는 기쁨」을 듬뿍 안겨주고 있다.
「눈물로 끝날지언정 그토록 아름다운 결말을 느껴본 소설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이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걸 다시 느꼈어요. 훗날 제가 자라 어머니가 되면 꼭 이같은 사랑을 보이겠다고, 내 목숨을 가져가는 그런 일이 되어도 난 꼭 내 자식을 지키겠다고 다짐했어요」
수업시간에 한문선생님의 추천을 받고 책을 읽었다는 문학소녀들의 반응부터 연재 당시 이순의 독자들이 토로했던 아련한 감동까지, 「사랑의 기쁨」은 그야말로 잔잔한 감동의 물결을 일으킨다.
역시 작가 최씨의 저력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최씨가 연재 시작 때 『고전적이고 정통적인 연가, 신고전주의 작품을 쓰겠다』고 했던 것처럼 「사랑의 기쁨」은 어찌 보면 지극히 평범한 소설이다. 우연히 어머니 장유진이 죽기 전에 쓴 미완성의 연애편지를 발견한 딸 김채희, 그가 어머니의 평생 연인 최현민을 찾아나서 두 사람의 지순한 사랑과 어머니의 자신에 대한 사랑을 다시 확인한다는 내용.
작가는 그러나 이 통속의 이야기를 특유의 감수성 짙은 단문체에다, 타고르의 「기탄잘리」 등 명시들을 곳곳에 적절히 인용하며 한 편의 은은한 「실내악」같은 작품으로 만들어냈다.
최씨는 올해로 작가생활 30년째가 된다. 63년 고 2때 단편소설이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입선되기도 했지만 공식등단은 67년. 문학도 유행처럼 흘러가는 시대에 그만큼 대중성과 작가적 역량을 오래 인정받아온 이도 드물다. 그 바탕에는 언제나 문학청년 같은 모습을 잃지 않고 『통곡하며 살고 싶은』 열정으로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공부하는 그의 자세가 있다. 최씨는 곧 한국일보 지면에 또 한 편의 야심적 역사 장편소설을 연재할 계획이다.<하종오 기자>하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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