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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언」한 성직자의 「돈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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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언」한 성직자의 「돈 고민」

입력
1997.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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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통 파업때 “친북세력” 발언 박홍 전 총장/손배소서 패소 7천만원 변제할길 막막개인재산이 전혀없는 성직자가 7천만원이라는 거액을 무슨 수로 마련할 수 있을까. 곤란한 처지에 놓인 성직자는 전 서강대 총장 박홍(종교학과) 교수.

박교수는 95년 한국통신 파업사태때 『파업에 친북불순세력이 개입했다』고 발언한 데 대해 한통노조가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패소, 2일 서울지법으로부터 7천만원의 손해배상금 지급판결을 받았다. 따라서 판결문을 받은 2주내에 항소하지 않을 경우 판결이 확정돼 이 돈을 고스란히 변제해야 한다.

천주교 신부는 성당에 봉직하며 월급을 받는 교구목회신부와 일체의 재산없이 수도생활에 정진하는 일반 수도신부로 구별된다. 그런데 천주교 예수회소속인 박교수는 월급이나 재산일체를 예수회 지구본부에 헌납하고 필요한만큼 돈을 타 쓰는 수도신부다. 통장이나 카드 등의 금전적 재산을 일절 갖지 않고 학교내 사제관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거금을 개인적으로 마련할 길이 없다.

물론 남다른 형제애(Brother-hood)로 유명한 예수회가 직접 나서 대신 변제해 주는 방법이 있으나 아직 정식논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학교측이 배상액을 대신 물어주는 방법도 있다. 이상일 서강대 총장은 9일 『학교측에 배상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박교수가 전 총장으로 학교발전에 기여한 점을 고려해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교수는 7일 재단법인 5·16민족상(이사장 김재춘)으로부터 올해의 안전보장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상금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 상금액수는 2천만원에 불과, 법원이 판결한 손해배상액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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