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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도 주가 저점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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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도 주가 저점 논쟁

입력
1997.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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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 ‘주가=경기선행지수’ 토대 “이미 바닥쳤다”/“구조적 침체 단기간에 활력회복 역부족” 반론도증시에도 저점논쟁이 일고 있다.

국내경기가 올 3·4분기중이나 늦어도 4·4분기중에는 저점에 도달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경기변동에 앞서 움직여 온 증시는 과연 어떤 위치에 와 있는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가는 외부상황변화에 앞서 재빨리 색깔을 바꾸는 특성과 전례로 볼때 경기변동보다 4∼8개월 선행하는 경기예고지표라는 것이 정설이다.

실제로 74년 10월 주가가 저점을 지나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이후 8개월 만인 이듬해 6월 국내경기가 저점을 돌파했고, 93년 1월 경기가 불황끝에 바닥에 도달했으나 증시는 이보다 5개월 앞서 바닥을 쳐 경기 상승을 예견케 했다.

이같은 현상은 국내증시에서 74년 이후 4차례나 거듭됐을 뿐 아니라, 미국의 다우 존스지수와 일본의 닛케이지수 등도 경기변화에 앞서 등락하는 현상이 반복돼 「주가=경기선행지수」라는 가정이 다수설로 굳어져 있다.

상당수 증권전문가들은 이를 토대로 증시가 2년여의 약세끝에 이미 바닥을 지나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기가 3·4분기 무렵에 저점에 이른다고 가정할 경우 주가는 지수가 611포인트였던 1월7일과 617포인트로 다시 떨어진 3월24일 사이의 중간시점이 저점이었고, 이제는 조정국면을 거쳐 상승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 이 주장의 요지이다.

동서경제연구소 이종남 책임연구원은 『한보를 비롯한 기업의 부도가 잇따르는 등 경제상황이 최악으로 치닫던 1·4분기가 증시의 저점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증시가 저점을 통과한 데 이어 전반적인 경기도 호전될 여지를 보이고 있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이 주장대로 외환보유고와 수출증가율이 늘어나고 환율과 금리도 안정세를 보이는 등 경기회복과 관련한 희소식이 들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증시가 저점을 지났다는 분석은 아직 이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증시 내부적으로는 신용잔고가 사상최고치인 3조원을 넘어서 잠재적인 매도물량이 대규모로 남아 있고 외국인투자한도확대에도 불구하고 외국투자자들의 국내증시 참여가 예상을 밑돌아 증시가 활력을 되찾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주장도 유력하다. 또 외국인한도확대에 따른 포철 한전 등 대형주의 팔자물량이 바닥나 현재로서는 종합주가지수가 상승할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경기불황이 순환적인 측면보다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단기간내에 경기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증시의 저점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물론 경기와 주가변동을 도식적으로 설명하기는 곤란하다. 또 현재로서는 증시저점의 시기를 단정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증시는 경기변동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경기저점이 언제인가에 따라 주식시장에는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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