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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대책회의 아니냐” 의혹/안기부장·현철씨 회동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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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대책회의 아니냐” 의혹/안기부장·현철씨 회동 파문

입력
1997.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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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부장 “청문회후 위로해주려 내가 제의” 해명 불구/야 “외압 의혹” 집중공세… 여권은 곤혹 “노코멘트”권영해 안기부장이 지난달 28일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 김현철씨와 워커힐호텔 빌라에서 극비회동을 가진 사실이 밝혀져 정국에 파문이 일고 있다. 이는 곧바로 권부장이 한보 및 현철씨 비리를 은폐하고, 이에 대한 검찰수사에 외압을 가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으면서 가뜩이나 수세에 몰린 여권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권부장의 행동은 안기부직원의 정치간여를 금지한 안기부법 위반』이라며 권부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강공에 나선 반면 신한국당은 「노 코멘트」로 일관하며 곤혹스럽다는 표정이다.

8일 소집된 국회정보위에서 야당의원들은 권부장의 회동경위와 대화내용을 집중 추궁했다. 북한의 「전쟁시나리오」를 밝힌 황장엽씨의 진술내용이 이날 공개됨에 따라 만에 하나 「황풍」이 불어닥쳐 정국상황이 반전되지 않을까 내심 우려하고 있던 야당에게 이 문제는 더할나위 없는 호재였다.

국민회의 박상천, 임복진 천용택 의원과 자민련 한영수 의원 등은 『현철씨에 대한 검찰수사에 외압을 행사하려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끈질기게 제기했다. 이들은 『권부의 핵심에 있는 사람이 비밀장소에서 국민적 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들과 만난 것 자체가 이상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일부 의원은 『권부장이 그들과 현철씨 비리의혹을 은폐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한 것 아니냐』면서 『그렇다면 이는 중대한 행위』라고 권부장을 몰아세웠다. 또 『요즘처럼 민감한 시기에 그같은 만남이 이뤄졌다면 평소 세사람의 관계가 그만큼 가까웠다는 증거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신한국당의원들은 『권부장의 비밀회동 문제는 상임위의 소관사항이 아니다』라며 권부장을 감싸려 했으나 야당의 예봉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대해 권부장은 단순한 「위로」를 위한 만남이었다며 야당의 주장을 극구 부인했다. 그는 『김전차장이 평소 고통받던 안면근육이상이 치료되지 않고 있음을 청문회를 통해 보고 위로차 연락했다』면서 『현철군 역시 청문회때 우는 모습을 보고 위로하려고 만나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정도의 해명으로 야당공세와 여론의 의혹이 사그라들지는 미지수다. 야권은 『학연이나 지연 등 개인적 인연이 전혀 없는 권부장이 현철씨를 위로하려 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리고 야권은 이들이 오래전부터 「근접관계」였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야당의 일부 인사들은 문민정권 출범후 권부장이 핵심포스트에 잇달아 기용된 배경을 사시해왔다. 야권은 권부장의 외압모의 의혹을 확대재생산하면서 현철씨의 국정 및 인사개입 문제도 다시 재개 할 태세다.<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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