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골적 금품·향응 요구/경선후보들 모두 시련『이런 당원들과 정권교체를 도모할 수 있을 지 회의가 들었다』
국민회의의 한 중진의원은 대선후보 및 총재 경선운동을 위해 지방을 돌며 대의원들을 접촉하고 돌아온 뒤 이렇게 토로했다. 오는 19일 치러질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회의 주류와 비주류 양진영 모두 시름이 많다. 일부 대의원들의 노골적인 금품과 향연 요구 때문이다.
주류측의 한 고위관계자는 영남지역의 한 도시에서 대의원들과 식사를 한 뒤 10만원씩 「거마비」를 돌렸다가 핀잔을 들었다. 『이게 뭐냐, 저쪽 후보는 30만원씩 줬다』는 불만이다. 그는 그자리에서 다음 지구당을 돌 차비와 비상금 수백만원을 다 털어내야 했다. 다른 중진의원은 지구당을 돌고 서울로 돌아오다 『김대중 총재가 자만하고 우리를 무시한게 아니냐, 섭섭하다』는 「위협」을 받았다. 그는 같은 지역 당원으로부터 『대의원들 동향이 심상치 않으니 빨리 내려와 달라』는 전화를 받고 회식자리를 마련해야 했다. 동교동계 한 의원은 대의원들 성화에 못이겨 아예 일주일중 나흘간을 지방 대도시의 호텔에 머물며 응대를 하고 있다.
비주류쪽도 고민이다. 한 지구당위원장은 『전체 대의원 4,369명중 문제되는 사람들은 15%미만일 것』이라며 『대부분의 지구당은 자체적으로 다과회를 마련해 후보를 대접하는 등 과거와 달라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인사치레 식사비로 지구당마다 10만원씩 돌리고 있지만 전당대회를 「대목」으로 보고 감당하기 힘든 요구를 하는 곳도 있다』고 소개했다. 다른 관계자는 『93년 민주당 당권경쟁 때 주류인 이기택 후보가 30억원이상, 비주류인 김상현 후보가 20억원 이상을 쏟아부었다는게 정설』이라며 『이번에는 어느 쪽도 이같은 출혈을 감당해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류 및 비주류 모두 전당대회 전날이 가장 큰 걱정거리이다. 전국의 대의원이 서울에 집결, 「표빼앗기」가 치열해지고 「지출」도 집중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금이라도 당 체질 개선을 위해 공식적인 「신사협정」이 필요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양측에서 이심전심으로 높아지고 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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