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 마음껏 발휘 너무 좋습니다화려한 변신 또는 외출. 매일 반복되는 넥타이 동여 맨 짓눌린 삶에서, 뭔가 가슴떨리는 재미와 주목과 동경이 있는 그런 삶으로.
케이블TV 문화예술채널 A&C코오롱의 권오준(32) PD는 멋드러지게 자신을 변화시킨 사람이다. 코오롱상사에 적을 둔 채 평범한 직장인 생활을 하던 95년 1월, 회사가 설립한 케이블TV의 음악전문PD 공모에 응시, 순식간에 명함을 바꿔버린 것이다.
『흔한 말이지만, 제 안의 「끼」를 숨길 수 없었습니다. 제 삶이 「이게 아닌데…」식으로 느껴질 때는 정말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뜻밖의 변신의 기회가 찾아온 거죠. 더욱이 평소 해보고 싶던 방송일에다, 그토록 좋아하던 음악을 실컷 접할 수 있는 직업으로요….』
「음악」에 얽힌 권PD의 경력은 원래부터 화려했다. 경동고 합창단 지휘자를 거쳐 돈암동교회 성가대 지휘자로, 이어 연세대 교육학과 재학시절에는 대학연합 요들송 써클인 「알핀로제」의 회장까지 지냈다. 특히 87년 교내 라이브콘서트 「꿈에 본 겨울」을 연출하면서는 가수 노영심과 함께 「희망사항」을 작사·작곡하기도 했다.
권PD가 현재 맡고 있는 프로그램은 채널 37을 통해 매주 일요일(하오 8시) 1시간씩 방영되고 있는 「바흐에서 비틀스까지」(진행 남경주). 프로그램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 이 프로는 클래식과 재즈, 팝, 국악 등을 아우르는 「크로스오버 뮤직」을 지향하고 있다. 또한 대중적인 가수나 상업적인 노래보다는, 신선하고 가창력있고 젊은 음악인들만이 함께 하는 것도 큰 특징.
『첫회에 출연한 재즈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박이나 신세대 국악인 민영치 등이 제 프로그램의 특성을 가장 잘 표현해준다고 생각합니다. 국악인이 재즈밴드에 맞춰 즉흥연주를 한다든가, 클래식곡을 스윙감있게 편곡한다든지 하는 것이죠. 10대들만 열광하는 그런 프로그램은 만들지 않겠습니다』
11일 세계적인 크로스오버 피아노 연주자인 클로드 볼링의 내한공연으로 더욱 바빠진 권PD. 녹화방송 계획을 일일이 짜랴, 기존 프로그램의 출연자를 섭외하랴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하지만, 그는 『모든 일이 즐겁기만 하다』. 바로 그렇게도 꿈꿔오던 「음악과 함께 하는 삶」이기에….<김관명 기자>김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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