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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분란 일단 교통정리/김 대통령 주례회동서 「분파」경고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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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분란 일단 교통정리/김 대통령 주례회동서 「분파」경고 의미

입력
1997.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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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측 “김심 확인” 타주자들 “의례적 얘기일뿐”김영삼 대통령이 8일 이회창 신한국당대표의 주례보고 자리에서 언급한 내용의 골자는 크게 두 가지이다. 「분파로 비쳐지는 행동은 있어서는 안된다」는 경고와 함께 「대표사퇴운운 발언은 자제해달라」는 당부이다.

이를 표면적으로 보면 김대통령이 일단 이대표편을 들어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 최근 당내에서 「분파」논란을 빚었던 문제는 민주계의 정치발전협의회 발족이었다. 이대표는 지난 7일 당무회의에서 이를 겨냥, 『당의 분열로 비쳐질 수 있는 행동은 없어야한다』고 못박았었다. 이런 정황에 비춰보면 김대통령의 「분파」관련 발언은 정발협에 대한 경고로 볼 수 있다.

또 이대표의 대표직 사퇴요구는 그동안 다른 대선주자 진영에서 집중적으로 제기, 이대표측을 불편하게 만들어온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김대통령의 『각별히 자제해달라』는 언급은 일단 이대표 중심의 당운영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최근 신한국당은 정발협발족, 대표직사퇴 논란 등으로 이대표측과 민주계, 이대표진영과 다른 대선주자간에 계속 긴장감이 형성되는 바람에 불안정한 상태에 있었던게 사실이다. 김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이런 당의 사실상 내분상황을 진정시키고 이대표의 위상을 강화해주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대표가 김대통령에게 먼저 「지원」을 요청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대표가 회동에서 「당의 단합」을 거론한게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대표진영만이 그같은 시각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대표의 한 측근은 『이제 김심이 제대로 확인된 것 아니냐』고 반색했다. 그는 『민주계가 보스인 김대통령의 말을 거스를 수는 없다고 본다』며 『이제 당이 좀 정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다른 측근도 『당의 안정을 위해 대표직유지는 당연하다』며 환영하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민주계와 다른 대선주자진영의 해석과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경고는 무슨…, 의례적인 얘기에 불과한 것』 『그럼 대통령이 지금 대표직을 내놓으라고 얘기할 수 있겠느냐』며 자신들의 행보와 주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정발협의 김운환 의원은 『정발협은 분파나 계파차원의 활동이 아니라 당의 단합과 안정을 위한 조직』이라며 회원 가입 서명운동을 계속 추진할 뜻을 밝혔다. 이한동 고문측은 『대표를 중심으로 단합하라는 말은 JP대표때도 나온 얘기』라고 평가절하했다. 박찬종 고문은 『경선전 적당한 시점의 대표직 사퇴는 공정경선을 위해 필요조건』이라며 종전입장을 고수했다.

따라서 김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당내문제를 정리했다기보다는 새로운 논란을 제공한 측면이 없지 않아 여권의 혼돈상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신효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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