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후보는 DJ,당권은 김상현”/주류측 “세계 영향력 확장 인물 필요”9일로 D―10일이 된 국민회의 경선은 종반 대접전을 앞두고 선전전이 가열되고 있다.
먼저 공세를 취한 쪽은 비주류측. 인적·물적 동원능력에서 주류측에 뒤질 수 밖에 없는 비주류측이 무기로 들고 나온 것은 다름아닌 「팩스공세」. 비주류측은 경선후보 등록 직후인 지난달 30일부터 A4 용지 크기의 「전당대회 일일 소식지」를 발행, 팩시밀리를 통해 전국 지구당 및 지방의회 의원사무실은 물론 각 언론사로 보내고 있다. 소식지는 명분 선점을 위한 논리적 공세와 「김대중 흠집내기」를 꾀하고 있다.
특히 당총재를 노리는 김상현 지도위의장은 소식지를 통해 대통령후보와 총재의 역할분담을 내세우고 있다. 대권은 김총재가, 당권은 자신이 맡겠다는 것이다.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선 정대철 부총재는 최근들어 범야권의 제3후보가 바로 자신임을 강조하는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소식지는 주류측의 신경을 자극하는 「심리전」의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비주류측은 일선 대의원들의 입을 빌리는 형식으로 「제3후보가 나가서 이기면 차선, 김총재가 나가서 지면 최악」 「DJ는 총재까지 다하려는가, DJ는 대선에서 져도 은퇴하지 않을 것」이라는 등의 말을 퍼뜨리고 있다.
비주류측의 선전공세가 예상밖으로 대의원들에게 먹혀 들어갈 조짐을 보이자 주류측도 맞불을 놓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주류측은 지난 3일부터 부랴부랴 「97 한국의 희망」이라는 제호의 소식지를 내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김총재측에서는 기획실장 출신으로 상황분석 및 기획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듣고 있는 배기선씨를 전격 투입하는 한편 별도의 언론대책반을 구성했다. 그만큼 비주류측의 공세에 주류측이 긴장하고 있다는 증거다.
주류측의 논리는 비주류측의 소위 역할분담론 내지는 대권―당권분리론을 깨는데 집중되고 있다. 주류측은 정권교체는 최고의 선―정권교체의 가장 확실한 길은 DJP연합―총재와 후보가 분리되면 후보단일화는 불가능이라는 순차적 논리를 펴고 있다. 이와함께 주류측은 후보와 총재가 분리될 경우 「지난 71년 대선때 유진산 당수, 92년대선때 이기택 총재가 당시 김대중후보를 돕기보다는 오히려 흔들었던 상황이 재연될 우려가 있다」며 당력의 집중을 호소하고 있다. 주류측이 선전·홍보활동 강화의 일환으로 8일 새로 만든 팸플릿엔 「광개토대왕론」이 눈에 띈다. 이는 「과거 광개토대왕이 국토를 넓혔다면 지금은 세계속에서의 우리 영향력을 확대시킬 수 있는 신광개토대왕시대가 필요하다」는 김총재의 새로운 이미지 만들기이다.<고태성 기자>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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