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같은 화면 절제가 스민 붓질차라리 수채화같은 맑은 화면, 절제가 스며 있는 붓질에서는 따뜻한 사랑이 피어오른다. 깨끗하고 맑은 영적 세계를 그림에 담아온 김인중(57·도미니크수도회) 신부가 3년만에 서울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다. 7일 개막돼 20일까지 서울 백상기념관(02―724―2243)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에서는 사제의 소명과 예술혼이 어우러진 작품과 만날 수 있다.
현재 프랑스 파리에서 수도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국내보다 유럽화단에 더 잘 알려졌다. 더블린의 휴 레인 현대미술관과 동시에 열리고 있는 서울전시회는 그의 삶의 중간 쉼표에 해당된다.
한국과 프랑스에서 각각 지난 삶의 절반씩을 살아온 그에게 이 전시는 그만큼 의미가 크다.
『마라톤에 비유하면 반환점을 돌아 결승점을 향해 달리는 기분입니다』
전시회 개막에 맞춰 화집도 나왔다. 프랑스의 미술전문 출판사 「CERF」가 화집을 출간한 것. 우리나라 화가의 화집을 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는 200호 안팎의 그림을 즐겨 그리지만 이번 전시회는 소품 중심으로 꾸몄다. 스테인드글래스도 애착을 갖고 있는 분야다. 스위스 프뤼브르 성당, 프랑스 앙굴렘의 세례요한 성당의 스테인드글래스 작업을 했다. 그의 그림에선 그래서 스테인드글래스의 다양한 색채와 동양화의 조용하고 맑은 기운이 동시에 느껴진다. 하지만 종교적 색채는 강렬하지 않다.
『영적 세계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예술과 종교의 본질은 같습니다』 그에게 신부와 화가는 이처럼 별개의 영역이 아니다.
김신부는 63년 서울대 회화과 졸업 후, 69년 스위스로 건너갔고, 70년 도미니크수도회에 들어가 74년 서품을 받았다. 73년 파리에서 첫 개인전을 가진 이래 지금까지 70여회의 개인전을 가졌다.<김미경 기자>김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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