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일 감독 ‘내안에 우는 바람’/‘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한국영화사상 세번째로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부문에 초청된 독립영화 「내안에 우는 바람(영어제목 Wind Echoing In My Being)」은 시간에 관한 탐구이다. 파리에서 영화공부를 한 전수일 감독(경성대 교수)은 시간과 그 시간을 타고가는 인간의 허무함을 익명의 청년(조재현 분)의 독백과 흑백영상, 바다, 소리, 인간들의 움직임을 통해 40분간 표현한다.
그의 「시간에 관한 3부작」중 두번째 작품이다. 첫편 「말에게 물어보렴」이 유년기의 순수라면 이 작품은 상처와 욕망이 지배하는 청년기의 부질없음이다. 주인공이 꾸는 꿈은 어린시절 기억과 낯선 공간이다. 이질적 공간이 된 고향 속초에서 자신의 꿈을 책으로 내려던 청년은 그 기록들을 모두 불태우고 여자친구를 남겨둔 채 떠난다.
아버지가 떠났듯, 바다는 그에게 시간과 기억을 떠나보내는 곳이고 끝없이 부는 바람은 자신의 허무와 소외를 대신한다. 영화는 파도와 갈매기 소리, 딥 포커스로 잡은 어두운 풍경과 느릿느릿 움직이는 타인들의 모습으로 주인공의 내면을 읽도록 한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나 짐 자무시의 철학적 세계관과 우화성을 연상시킨다.
지난해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부문에서 운파상을 받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10일 클라우드 드비시극장에서 공식 시사회를 갖는다.
◎개막작품 ‘제5원소’ 감독 뤽베송/“철학과 유미를 표현하기에는 SF물이 최고”
뤽 베송(38)은 당당했다. 개막작품으로 자신의 7번째 영화인 「제5원소」를 「깜짝쇼」로 처음 공개한 그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비교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그러면서도 『감독은 창조적 직업이다. 자기만의 세계를 만든다』며 차별성까지 내세웠다.
14년만에 그는 SF물로 돌아왔다. 「제5원소」는 데뷔작 「마지막 전투」(83년)와 비슷하다. 그도 부정하지 않았다. 16세 때부터 해보고 싶었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것을 『감독은 늘 새로운 길을 찾는다. 그렇게 6, 7편 하다보면 그 길을 발견한다. 역사는 반복한다. 미래에도 그것은 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뤽 베송이 SF물을 선택한 이유는 또 있다. 유미와 철학을 표현하기 좋다는 것이다. 상상속의 환경이기 때문에 배우들이 연기하기 힘든 점만 극복한다면 「선과 악의 대결에서 승리의 원동력은 사랑」이라는 주제도 강하게 드러낼 수 있다고 한다.
「제5원소」는 상영후 일부 평론가들의 혹평을 받았다. 그러자 그는 『나는 관객만을 위해 일한다』고 오히려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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