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 서울시장이 최근 「위기상황에서의 역할론」을 강조하며 대권경쟁에 가세할 조짐을 보이고있어 주목된다. 조시장은 이미 「막비명야 순수기정(운명이 아닌 것은 없지만 그것이 바르다면 따르겠다)」 「수욕정이 풍부지(나무는 가만히 있고자 하는데 바람이 내버려두지 않는다)」 등의 화두를 통해 자신의 존재가치를 은근히 부각시켜온 터여서 모종의 수순을 밟고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있다.조시장의 정치참모인 김희완 부시장 등 주변 인사들의 움직임도 예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조시장의 한 측근은 『조시장이 (대선에)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은 한번도 없다』면서 『5월말이나 6월께 거취를 표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국당 이수성 고문도 『조시장이 나서면 훌륭한 맞수가 될 것』이라며 조시장의 출마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조시장의 행보에 가장 민감한 쪽은 제3후보론과 관련해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는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주류측은 4월21일 국민회의 서울시지부 개편대회 등에 조시장이 참석지 않은 것 등을 열거하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물론 비주류측은 「조순카드」에 대한 미련을 포기하지 않고있다.
현재로선 조시장이 출마를 강행할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출마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너무 늦은 게 아니냐』는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도 조시장으로선 치명적 약점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조시장 측근들의 주장처럼 조시장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 도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오는 19일 국민회의 전당대회를 전후해 조시장의 의중이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장현규 기자>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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