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 ‘딥 블루’ 체스왕 누를수도/그러나 프로그램도 인간이 만드는 것체스 챔피언 개리 카스파로프가 IBM 컴퓨터 「딥 블루」와 벌이는 최근의 전투는 인류 역사의 전환점이 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이 컴퓨터를 격파한 적이 있지만 이후 이 기계는 「보다 빠른 칩」으로 영양분을 섭취, 세계 최고의 체스 선수를 깰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 이 경기는 단순한 체스 경기가 아니라 미래에 관한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독자중 많은 이들은 카스파로프가 딥 블루와의 재대결 6라운드 가운데 2번째 경기에서 어쩔줄 몰라 몸을 비틀고 한숨을 짓는가 하면 얼굴을 양손에 파묻더니 결국은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에 시선을 돌렸을 것이다. 현재 승부는 1승1무1패로 팽팽한 접전이 계속 되고 있다.
인간 지능의 독보적 영역으로 치부해오던 체스에서 기계가 인류의 최고 실력자를 깬다면 어떤 인간적 행위가 안전할까. 이미 컴퓨터가 아이를 가르치고 음악을 작곡하고 비행 항로를 관제한다. 다음에는 무엇일까. 사설쓰기?
우리의 답변은 부정이다. 딥 블루는 체스에서 카스파로프를 깰 수 있다. 물론 큰 사건이다. 하지만 딥 블루가 소프트볼을 할 수 있나? 팔씨름은 어떤가. 이런 것들은 본래 인간적이지 않은가?
이런 질문들이 그렇다고 사람들을 안심시키는 것은 아니며 딥 블루의 프로그래머들을 만족시키는 것도 아니다. 이 컴퓨터의 코치중 한 명인 전 미국 체스 챔피언 조엘 벤저민은 『이것은 컴퓨터 체스 게임이 아니라 진짜 체스 경기다』고 말했다. IBM팀의 다른 한 명은 『우리도 세계챔피언의 수준에서 경기를 할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말들이 약간의 희망을 걸게 한다. 벤저민 등 IBM팀은 얼핏 인류의 배반자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핵심은 바로 그들이다. 딥 블루에게 영양분을 준 게 결국은 인간들로 구성된 팀이다.
누가 이기든 인간의 독창성이 승리하는 것이다. 아마 우리는 스스로 듣기좋게 그렇게 말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면 어떤가. 착각 또한 본래 인간적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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