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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방송/김주언 전국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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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방송/김주언 전국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7.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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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방송은 일방통행식이다. 방송사가 뉴스나 프로그램을 제작해 내보내면 시청자들은 그중 원하는 프로그램을 골라 보면 그만이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쌍방향식의 「대화형」(Interactive)매체가 붐을 이루고 있지만 시청자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제작하지는 못한다.케이블TV의 천국인 미국에 개인이 제작한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케이블TV가 등장해 대중매체에 새로운 방향을 열고 있다. 언론재벌 콕스의 계열사중 하나인 「콕스 커뮤니케이션스」는 샌디에이고지역에서 2개의 채널을 통해 「퍼블릭 액세스」(Public Access) 방송을 내보낸다.

이 방송사는 콕스의 계열사이긴 하지만 철저하게 독립돼 있다. 전혀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광고를 내보내지 않는다. 방송사의 방침은 물론 프로그램에 대한 사전검열도 없다. 18세이상의 개인이나 특정그룹이 프로그램을 제작해오면 순서에 따라 무료로 방송해줄 뿐이다. 값싸게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도록 스튜디오도 임대해준다.

물론 몇가지 규정이 있다. 상품광고나 기업홍보는 방송하지 않는다. 방송에 알맞는 비디오 테이프의 규격을 정해놓고 이에 맞는 비디오 테이프를 가져오면 적합한 시간을 골라 방송한다.

프로그램 내용에는 제약이 없다. 지역사회의 모임이나 모집 강좌 등 단신은 물론 지역사회의 현안이나 시정에 대한 비판, 개인주장도 수정없이 내보낸다. 이에 대한 반대입장도 방송한다. 아마추어가 제작한 오락프로그램도 있다. 흑인 인도인 쿠르드족 등 소수민족들 이 방송을 이용해 이 자기들의 언어로 된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내보낸다. 이 회사 방송담당자는 퍼블릭 액세스를 「풀뿌리 방송」이라고 불렀다. 이 방송을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인 주민자치를 일궈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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