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문제 집착은 국익도움 안돼/이 대표 당 단합노력 부족 아쉬워/지금은 연대모색보다 각자 최선 다할때□대담:조명구 정치부 차장
―민주계가 경선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으로 봅니까.
『우리가 이룩한 민주화, 못다 이룬 문민개혁의 비젼을 실천해야한다는 입장에서 가장 바람직한 후보를 만들기위해 토론할 것입니다』
―민주계가 김의원을 단일후보로 지지할 것으로 봅니까.
『내 성심과 성의를 다해 호소하고 설득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봅니다. 민주계는 하루 이틀 만난 사이가 아니고 어려운 시절 온갖 고초를 겪으며 함께 사선을 넘은 동지들입니다. 그 진한 정, 신념, 의리를 토대로 진지하게 논의할 것입니다』
―민주계가 특정후보를 옹립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는데요.
『개개인에 따라 친소가 있기때문에 지금 모든 사람의 의견이 일치하지는 않겠지요. 시간을 두고 논의하면 총의가 모아질 것입니다』
―어떤 경우든 끝까지 경선에 나설 생각입니까.
『마라톤에 출전하면서 중도에 포기할 수 있습니까. 최종결승까지 갈 사람이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격랑을 헤치고 거센 풍파를 견디어온 저의 정치역정을 보면, 한번 세운 뜻을 접지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아실 것 입니다』
―최근 현철씨와 그 세력이 문민개혁을 망쳤다고 언급했는데.
『현철씨를 이용했던 세력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려 문민정부의 방향을 오도시켰습니다. 그들은 현철씨를 망쳤고 김대통령에게 큰 상처를 주었습니다』
―「여권 대선주자중에도 현철인맥이 있다」고 했는데.
『현철씨를 이용한 사람들이 정치권에도, 행정부에도 잔존하고 있습니다. 현철씨가 어려워지니 숨어있는 그 사람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물러나야합니다』
―현철씨 문제를 대통령에게 건의한적 있습니까.
『저 뿐만아니라 다른 사람도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굳이 그 내용을 얘기하고 싶지않습니다. 오늘날 문민정부가 이처럼 참담한 상황을 맞게된데 대해 주도세력의 한 사람으로서 고통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 인터뷰에서 「김영삼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나면 내 갈 길을 가겠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의리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김대통령이 자연인으로 돌아간뒤 제가 한 정치인으로 활동한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아닙니까. 김대통령과 저는 눈물과 땀과 피로 맺어진 사이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 깊은 인연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김대통령은 저의 처신에 결코 오해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보정국으로 문민정권이 어려운 처지에 빠져있습니다. 김대통령이 어떤 결단을 내려야한다고 봅니까.
『저는 김대통령이 가슴아프지만 현철씨 문제에 연연하지말고 당당하게 임기를 마쳐야한다고 봅니다』
―한보사태이후 김대통령을 따로 만났습니까. 무슨 얘기를 나누었습니까.
『만난 적이 있습니다. 대화내용을 밝힐 수는 없습니다』
―김의원이 「정태수 리스트」에 연루되어 대권도전이 어렵지않느냐는 견해도 있습니다.
『이번 일로 인해 제가 받은 상처와 고통은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 경위가 어떻든 제 주변에서 그런 일이 있었기때문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거취에 대해 말씀드리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번도 어떤 자리를 탐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 물러선다면 나를 지지하고 따르는 많은 분들의 기대를 꺾는 일이며 그것이야말로 제가 선택할 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선자금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주시지요.
『대선자금의 진실을 밝힐 수 없다는 점은 여야 모두 알고있습니다. 지금 과거에 집착하면 미래가 없습니다. 국익에 도움되지 않습니다. 차라리 선거법, 정치자금법을 발전적인 방향으로 개정하는게 나라에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이회창 대표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합니까. 부정적 평가를 한다고 듣고 있습니다만.
『이대표는 어려운 시기에 고생하고 있습니다. 다만 정치경험이 부족해 몇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어려울 때 중지를 모으는 노력이 필요한데 이런 점이 아쉽습니다. 당의 어려움이 있다면 대표는 「그것이 나의 어려움이다」라고 생각하고 온 몸으로 뛰어 들어야합니다』
―경선이 본격화하면 이대표와 연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는데요.
『지금 연대를 논할 시기가 아닙니다. 각자가 지지세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 연후에 판도가 드러나면 협력을 모색하는게 순리입니다』<정리=이영성 기자>정리=이영성>
◎여론조사 지지도 추이/대중성은 낮아도 당내 기반 “탄탄”
김덕룡 의원의 대중적 지지도는 높지는 않다. 본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 실시한 「신한국당 후보예상」 여론조사(금년 1월1일 보도)에서 김의원은 2.6%를 얻는데 그쳤다. 3월22일 한길리서치의 조사에서는 0.6%, 4월27일 디비엠코리아 조사에서는 1.1%로 낮았다. 다른 조사에서도 5%를 넘기가 힘들어 대중성 확보가 김의원의 대권행보에 최대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당내 기반은 탄탄하다. 한 월간지 5월호가 보도한 「신한국당 의원, 지구당위원장 지지도 조사」에선 김의원은 14%를 얻어 20%의 이회창 대표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한길리서치가 3월14일 의원·지구당위원장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김의원은 7.0%로 15.8%의 이대표에 이어 2위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당 안팎에서는 『김의원이 대중지지도에서 10%만 얻어도 판세를 잡을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김의원이 최근 김현철씨와 그 추종세력을 비판한다든지, 다른 대선주자들에게 도전적인 발언을 하는 저변에는 대중성을 높이려는 전략이 깔려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의원측은 『그동안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않기위해 자제했다. 그 바람에 대중성에서 손해를 봤다. 앞으로는 이미지 제고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신효섭 기자>신효섭>
◎지원세력과 지지인맥/가까운 지구위장 많아 당내 독자계보 구축평
신한국당 김덕룡 의원의 인맥은 이리 남성중―경복고―서울대로 이어지는 학맥, 6·3세대, 소장 정치인들, 전문가·교수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그는 당내에 계보를 거느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가까운 원내·외 지구당위원장들이 많다.
최근 그는 태평로 프레스센터에 「덕린재」란 대선캠프를 마련하고 본격 가동하고 있다. 박승웅 전 의원, 정진섭 안양 동안을 위원장, 장세환 전 한겨레신문 정치부장대우, 유성식 보좌관 등이 캠프의 참모로 뛰고 있다. 수도권의 이성헌 김철기 김영춘 지구당위원장들도 적극적으로 그를 돕고있다.
현역의원중에는 이규택 박명환 박종웅 맹형규 이원복 조웅규 이상현 의원 등 30여명이 그와 가까운 사이이다.
한완상 방송통신대총장, 현승일 국민대총장, 안병만 외대총장, 송영대 전 통일원차관, 조남조 프레스센터 이사장, 김영석 아시아자동차 사장, 박성용 전 금호그룹 회장, 양규모 진양그룹 회장, 김의철 뉴코아백화점 사장 등이 가까운 사이다.<김광덕 기자>김광덕>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시행착오 불구 개혁위업
▷문민정부 평가◁
문민개혁은 진행형이다. 아직 종합적 평가를 내릴 때는 아니라고 본다. 문민정부는 이 땅에 민주주의를 정착시켰고 다시금 권위주의가 발 붙이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이것은 역사적 위업이다. 그리고 규제완화 금융실명제 역사바로세우기 등 개혁정책을 추진해왔다. 문민정부가 국가목표로 제시하고자했던 개혁의 방향만큼은 옳은 것이었다. 문민개혁에 시행착오가 있다고해서 과거로 돌아가서는 안된다.
○덕치로 국민을 하늘같이
▷정치철학◁
정치란 법치 이상의 것이다. 국민과 함께하며 눈물을 닦아주고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것이어야 한다. 국민을 하늘같이 떠받들어 국민이 언제나 편안하고 넉넉하도록 느끼는 덕치를 펼쳐나가겠다. 시대와 시대, 지역과 지역, 세대와 세대를 잇는 「가교의 정치」를 구현해 나갈 것이다. 국민의 에너지를 극대화해 「21세기 위대한 한민족시대」를 열어나가겠다.
○민간자율로 창의·활력을
▷경제관◁
건강한 시장경제 위에 창의와 활력이 넘치는 민간자율경제를 만들어 나가야한다. 산업화 시대에서 지식정보시대로 넘어가고 있으므로 그에 따른 산업구조조정과 경쟁력강화를 위해 새롭게 뛰어야할 것이다. 향후 6개월동안 정부 기업 근로자 가계 등 경제주체들이 경제위기극복에 나서는 총력체제를 구축해야한다.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의 거품과 군살을 제거하고 기술혁신과 인력양성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으로 나가야한다.
○평화공존·개혁개방 유도
▷통일관◁
평화에 기반한 통일정책을 펼쳐야한다. 든든한 안보를 바탕으로 인내심있게 남북한의 평화공존과 북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고 평화통일을 추진해야한다. 북한은 이미 실패한 국가이며 그 체제는 파산상태에 직면해있다. 북한의 갑작스런 붕괴와 같은 긴급사태에도 대비해야한다.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식량지원문제는 궁극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지금 거론은 바람직 못해
▷전·노씨 사면◁
산적한 현안을 제쳐두고 그런 이야기가 나올 때가 아니다.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며 먼저 당사자의 참된 회개와 반성이 선행될 때 국민들도 수용할 것이고 진정한 국민화합의 의미를 가질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여건이 성숙되기를 기대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대선주자들이 사면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정략적으로 비칠 수 있으므로 바람직하지 않다.<이영성 기자>이영성>
□김덕룡은 이런 사람
◇출생:1941년 4월6일 전북 익산 출생
◇가족관계:부인 김열자(55세)씨와 2남
◇학력:익산 오산남초등학교, 남성중, 경복고, 서울 문리대 사회학과 중퇴(6·3한일굴욕외교반대로 제적)
◇경력:김영삼 총재 비서실장, 민추협 발기인 및 기조실장, 13·14·15대 국회의원, 통일민주당 대변인, 민자당 사무총장, 정무제1장관(2회)
◇키와 몸무게:174㎝, 75㎏
◇취미:영화·연극감상, 등산, 독서
◇기호:금연(81년 YS단식관련 옥고이후). 소주 1병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