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복원위해 누구와도 협력 용의”/전·노씨 사면 화합차원 빠를수록 좋아박태준 전 민자당최고위원이 4년여 동안의 해외유랑생활을 청산하고 7일 하오 귀국했다. 박씨는 이날 상오 오사카 간사이 공항 부근의 니코호텔에서 한국일보 기자와 조찬을 함께하며 정계복귀에 따른 심경을 밝혔다.
―정치를 왜 다시 하려 합니까.
『한보철강사태는 밖에 있던 내게도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삼미철강까지 쓰러졌으니 이대로 가다간 우리나라 철강산업이 한꺼번에 휘청거리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습니까. 정태수 그 사람, 언젠가 내게 조언을 구한다며 찾아와서는 자기는 「감으로 사업을 한다」고 자신하더군요. 철강산업을 감으로 일으킬 수 있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립니까. 나는 정치를 위한 정치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우선 경제를 다시 일으키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한 발언권과 행동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다시 정치의 길을 택한겁니다』
―언제까지 무소속입니까.
『정치 경제를 정상적으로 복원하고 정돈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정파와도 협력할 용의는 있습니다. 문제는 정치지도자들이 마음을 비울 수 있는가에 달렸겠지요』
―전두환 노태우씨에 대한 사면문제를 어떻게 생각합니까.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만큼 누구도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겠지요. 다만 내 개인적 생각으로는 포용과 화합의 정치야말로 값진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가두어 두는 것만이 정의를 실현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이르면 이를 수록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이기택 민주당총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북아현동 한 동네에 살던 이웃사촌으로 잘 알고 지냈지요. 90년 3당 합당직후 새벽에 우리집에 달려와 참여해야 하느냐고 묻더군요. 선뜻 내키지가 않았던 모양입니다. 어쨌든 모두가 함께 힘을 모으자고 결론내고 청와대에 같이 들어 갔었는데 다음날부터 행방불명이 됐지요. 그 분이 어떤 말을 해도 나는 그 분을 비방하지 않을 겁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남은 임기중 어떤 일을 해야 한다고 봅니까.
『결자해지해야 합니다. 정치 경제 사회 외교 남북문제 모두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심경으로 국정에 임해야 합니다. 평생을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온 분 아닙니까.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룰 수 있는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분이라고 믿습니다』<오사카=정진석 기자>오사카=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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