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이 아닌 경제재건위해 정계복귀”/보선관련 “KT와 내 갈길 달라” 덤덤4년여동안의 자의반 타의반 해외유랑생활을 청산, 7일 영구귀국길에 오르는 박태준 전 민자당최고위원은 6일 도쿄(동경) 아카사카 부근의 거처를 떠나 오사카(대판)의 한 작은 여관에서 일본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박 전최고위원은 이날 일본으로 날아온 황경로 포철 상임고문과 조용경 보좌역 등 핵심측근들과 구수회의를 갖고 포항에서의 기자회견준비 등 정계복귀에 따른 최종대책을 협의했다.
박 전최고위원은 자신의 정계복귀와 관련, 『나는 한풀이를 위해 나서겠다는 게 아니다』면서 『평생을 국가산업을 일으키려 애써온 사람으로서 여생을 경제재건에 바치기 위해 그 수단으로 정치재개의 길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박 전최고위원의 부인 장옥자씨는 기자와 만나 『그동안 포항시민이 「나라꼴이 이 지경인데 마냥 해외에 머물러 있는 것은 비겁자나 다름없다」며 영구귀국을 끊임없이 종용해 왔다』면서 『그동안 눈물겹도록 성원해 준 포항시민들에게 보답하고 정치와 경제의 주름살을 펴 나라의 기틀을 바로잡기 위해 어려운 결심을 한 것으로 안다』고 박 전최고위원의 심경을 전했다.
한 측근도 『박 전최고위원은 이 정권에 의한 대표적 희생자이지만 결코 정치보복이나 한풀이를 위해 정계복귀를 결심한게 아니다』면서 『박 전최고위원은 경제가 추락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철강산업이 퇴락의 길을 걷고 있음을 누구보다 가슴 아파했다』고 말해 정계복귀의 명분으로 「경제재건」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강조했다.
박 전최고위원은 이날 하오 7시께 신칸센 열차편으로 오사카에 도착했다. 그는 일부러 일본에 온 기자들 및 현지특파원들의 끈질긴 인터뷰 요청을 한사코 사양했다. 7일 귀국해 포항에서 가질 기자회견에서 마음속에 담아 놓은 얘기들을 털어놓겠다는 설명이다.
박 전최고위원은 시종 입을 굳게 다물었지만 표정만은 무척 밝아 보였다. 한 측근은 이기택 민주당총재와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이총재가 요청해 오면 굳이 피할 이유가 없다』고 말해 회동 성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 전최고위원은 이총재의 보궐선거 출마에 대해 『그 사람(이총재)은 그 사람 갈 길이 있고 나는 내 갈 길이 있는 법』이라는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도쿄=정진석 기자>도쿄=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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