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과 장익 주교(춘천교구장)가 종교의 벽을 허무는 진지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두 성직자는 최근 천주교 서울대교구 소속 「평화신문」과 「평화방송」이 부처님 오신 날(14일)을 앞두고 타종교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서울 사간동 법련사에서 마련한 대담을 통해 참된 삶의 의미, 종교간의 이해와 화합에 대해 정담을 나누었다.법정 스님은 이충우 평화신문 편집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에서 『사랑은 나누라는 의미이다. 독차지하고 있으면 그 곳에서 모든 병이 싹트게 된다』며 『요즘 정치권의 부패나 한보비리 등은 나누지 않고 서로 독점하려는 과욕에서 오는 폐단』이라고 지적했다. 장익 주교는 이에 대해 『근원을 다시 생각하며 사는 것만이 올바로 나아가는 길이며 사람은 죽는다고 하신 예수님 말씀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아야 한다』며 『우리 안에 있는 근본적인 유혹을 떨쳐버리고 「내주는 것」이야말로 참된 삶』이라고 화답했다.
법정 스님은 또 『요즘 세상 사람들은 욕심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소유는 곧 자유를 잃는 것』이라며 『무소유를 강조하는 나 자신도 다기 세 벌과 책 50여권 씩이나 갖고 있어 반성할 때가 많다』고 고백했다. 장익 주교는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있는 다원화 사회에서 천주교의 정체성이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그리스도론을 재해석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법정 스님은 맑고 향기로운 글로 감동을 주고 있으며, 장익 주교는 곧은 삶과 사랑의 실천으로 존경받고 있는데 두 사람은 20여년간 세교를 가져왔다.<서사봉 기자>서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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