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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장편 ‘착한 여자’ 낸 소설가 공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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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장편 ‘착한 여자’ 낸 소설가 공지영

입력
1997.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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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착한 여자가 내 인생의 화두”30대 여성작가군 중 대표 주자의 한 사람인 소설가 공지영(34)씨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고등어」 이후 3년만에 장편소설 「착한 여자」(한겨레신문사간)를 냈다. 공지영, 하면 떠오르던 이른바 후일담·페미니즘소설 류와는 사뭇 다른 차원에서 여성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다. 그로서는 첫 신문연재소설이기도 하다.

줄거리는 고졸의 여주인공 정인이 부잣집 아들, 운동권 대학생과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고 이혼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여성성을 발견해간다는, 자칫 상투적으로 보일지도 모르는 평범한 이야기.

그러나 공씨는 『우리가 여자인 것들에 대해서, 나 예전에는 왜 그렇게 내가 여자인 거 싫었나 몰라. 하지만 이젠 그런 생각이 안 들어요. 부드럽고 따뜻하고 조용조용하고 그런 거, 그건 너무나 소중한 거야』라고 주인공이 말하듯 여성성의 소중함에 새롭게 눈을 뜬듯하다. 그는 『단순히 남자에 대립되는 의미로서의 여자가 아니라 가족의 일원이자, 사회에 기여하는 여자의 의미를 말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소설 제목 「착한 여자」에는 애초 말 잘듣는 딸, 참고 살테니 제발 날 사랑해 달라고 남자에게 「사랑」이 아닌 「거래」를 하는 여성의 모습을 비아냥하는 의미가 들어 있다. 작가는 이 「착한 여자」를 거부하고 소설의 결말을 혼자 남은 여주인공이 일자리를 가진 세상의 모든 여성을 위해 완전탁아를 목표로 한 단체인 「가족을 생각하는 모임」을 만들어 나가는데서 맺는다. 여성과 사회의 조화를 위한 구체적 방법에 대한 고민 어린 모색인 셈이다.

『페미니즘에 관한 이런저런 논쟁보다는 여자가 할 수 있는 실천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한 공씨는 괴테의 「파우스트」의 마지막 구절로 말을 맺었다.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구원하도다」<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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