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도산·진로사태 이후 ‘코리안 프리미엄’ 치솟고 국제금리마저 상승세/가산금리 차이도 최대 10배/일부선 급전조차 못구해 ‘멕시코 위기’수준 신용 추락국내은행들의 해외자금조달이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다. 4월이 지나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됐던 「코리안 프리미엄」이 진로사태 이후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는 추세인데다 국제금리 자체가 상승기조를 타고 있어 금리부담이 가중되고 있으며 일부 국내은행들은 해외금융시장에서 급전조차 구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은행들의 최대 전주인 일본은행들의 3월말 결산만 지나면 진정될 것으로 기대됐던 코리안 프리미엄이 진로사태 이후에도 오히려 확대되면서 계속 치솟고 있다. 대기업 추가부도설이 확산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이 진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코리안 프리미엄이란 국내금융기관의 신용등급하락으로 해외차입시 정상적인 수준보다 추가해서 지불해야하는 가산금리. 한국경제위기론이 퍼진 작년말부터 높아지기 시작, 한보 삼미 등 대기업도산과 진로사태 등으로 더욱 치솟았다. 한은관계자는 『가산금리가 내리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더 두드러진 특징은 은행별로 가산금리폭이 극단적으로 차이가 난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한보사태이후 국내은행들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신용도에 따라 대략 4개그룹으로 구분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신용을 보증받는 산업·수출입은행을 제외할 때 ▲1그룹은 주택 기업 신한 등 국책은행과 선두시중은행 ▲2그룹은 국민 등 우량시중은행 ▲3그룹은 일반시중은행 ▲4그룹엔 대형부실을 안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속해있다.
3개월물 단기차입시 국내은행들의 가산금리는 작년초만해도 0.05∼0.1%포인트 정도였으나 지금은 1그룹조차 0.2∼0.25%포인트를 적용받고 있다. 또 은행별 가산금리차도 1년전엔 기껏해야 0.02∼0.03%포인트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최대 10배(0.2∼0.3%포인트)까지 벌어지고 있다.
금리가 오르는 것보다 해외시장에서 돈을 꾸지 못하고 기채에 실패하는 은행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국내굴지의 A은행은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 금융시장에서 기채에 실패, 차입선을 중진국들로 돌렸다. B은행 해외점포는 현지기관들로부터 돈을 꾸지못해 다른 국내은행의 도움으로 겨우 위기를 면하기도 했다. 사정이 나쁜 은행들은 외환위기 당시 멕시코 수준의 신용을 평가받고 있다.
한편 리보(런던은행간금리) 3개월물이 3월말 연 5.54%에서 최근 5.85%로 치솟는 등 국제금리마저 오르고 있어 국내은행의 차입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해외자금담당자는 『외국투자자에겐 남북관계의 불안감이 기본적으로 깔려있는데다 경제난까지 겹쳐 한국의 신용도는 「불바다」발언때보다 나을게 없지만 경제위기가 과장되게 알려지고 한국을 실제보다 더 평가절하하려는 측면도 많다』며 『해외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는 정부차원의 노력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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