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들 “그림의 떡” 빈축불황으로 근로자들의 사기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서울 구로공단 본부가 근로자를 위한 체육시설을 조성한다는 명목으로 공단안에 골프연습장 설치를 추진중이어서 빈축을 사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사장 허태열) 북부지역본부는 최근 서울 구로구 구로동 832 구로1공단내 정수장 유휴부지 2천8백82평을 (주)J통상에 보증금 1억2천여만원에 월 임대료 1천2백만원을 받기로 하고 10년간 임대계약했다. J통상은 이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길이 1백20야드, 타석 78개가 들어서는 실내 골프장을 6월 완공목표로 건설중이다.
현행 「공업배치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단에는 제조업 위주의 산업시설과 세관 등 공공시설, 은행 등 지원시설, 녹지 등이 들어서도록 돼 있다. 공단본부가 임대계약을 한 골프연습장 부지는 이중 지원시설 구역으로 통관 용수 전기 등 업체지원 사업체와 근로자의 복지증진을 위한 사업체가 들어설 수 있다.
공단본부측은 『근로자 복지를 위한 사업에는 문화 체육 오락 등이 포괄적으로 포함된다』며 『골프연습장은 이중 체육시설에 해당한다』며 합법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공단근로자들은 『골프연습장이 어떻게 생활하기도 빠듯한 월급을 받으며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는 근로자들의 체육시설이 될 수 있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봉제업체인 (주)S토탈패션 근로자 박모(40)씨는 『차라리 그 부지에 근로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농구장 족구장 등 대중적 체육시설을 만드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공단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통상산업부 산업배치과 관계자는 『골프연습장 허가의 적법성 여부는 법해석에 따라 달라질 소지가 있지만 위법으로 보기는 힘들다』며 『이번 결정은 공단본부측이 자체 법해석에 따라 스스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홍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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